21대 국회의원, 이런 후보라면 찍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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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이런 후보라면 찍어 주겠다
2020년 01월 28일(화) 00:00
여느 해 같으면 설 연휴 기간 동안 가족 간 대화의 상당 부분이 정치에 관한 담론이 화두가 될 터인데, 이번 명절에는 정치에 관한 얘기는 가족 간에 별 이슈가 되지 못한 듯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자연재해에 관한 언론 보도가 우리의 눈과 귀를 온통 매스컴에 빠져들게 한 것이 한 몫을 했고, 그보다는 국민들의 정치에 관한 무관심이 더 큰 이유인 것 같다.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 지난 해 말 개정된 선거법에 대한 홍보가 국민들에게 잘 안 되었고, 국민들도 이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이번 명절은 선거와 겹쳐서인지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 후보, 그 외에 이름도 모르는 철새 정치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거리 곳곳에 얼굴을 내미는 것이 오히려 정치에 대한 반감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명절 민심을 읽지 못하는 정치판이 되었을까?’ ‘왜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을까?’ 이런저런 안타까운 생각에, 내가 원하는 정치인, 내가 꿈꾸는 정치인, 나아가 21대 국회의원에 대한 나의 꿈 같은 바람을 적어 본다.

내가 희망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첫 번째 바람은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사람은 난 사람, 된 사람, 든 사람이 있다고 한다. 난 사람, 든 사람이 되기 전에 ‘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으면 한다.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사람들은 모두가 ‘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인간이 되지 못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이는 어린아이 손에 칼자루를 쥐어 주거나, 술에 만취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먼저 ‘사람이 된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살펴서 찍을 일이다.

두 번째 바람은 인품이 갖추어진 후보자 가운데 “만일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저는 딱 한번만 하겠습니다”라고 공약하는 후보가 있다면 찍어 주겠다. 사람은 땅을 파고 일터에서 땀을 흘릴 때에 비로소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은 정치에 발을 들여놓으면 정치라는 마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임기 동안 열과 성을 다하여 일하고, 이후에는 본인의 본래 일터로 돌아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이러한 후보라면 찍어 주고 싶다. 이러한 사람이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만일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정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활동하겠습니다”라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찍어줄 것이다. 이는 정당 정치를 기본으로 하는 국회의 기본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자신의 생각보다 소속 정당의 이념이나 정당의 정쟁만을 따르며 소신이 없어지는 국회의원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민주주의의 대의 정치에 입각하여, 그 지역 국민을 대신해 정책을 개발하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책무이다. 정당의 정쟁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 있게 일하는 국회의원 후보가 있다면 이런 후보를 찍어주겠다.

마지막으로는 “만일 제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제 월급의 절반을 지역의 소외 계층을 위해 사용하겠습니다”라고 공약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를 찍어주겠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연봉은 1억 4000만 원으로 세계 3위 정도로 높고, 이 외에도 아홉 명의 보좌관을 두는 등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특혜가 많다. 그렇기에 한번 국회의원이 되면 무소불위의 권력과 명예와 부를 획득할 수 있어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가 보다. 그러한 의미에서 월급의 절반을 지역 소외 계층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애민 정신과 겸손함을 갖춘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를 찍어줄 것이다.

이상으로 필자가 희망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네 가지 바람을 적어보았다. 이렇게 하겠다는 ‘온전한 정신을 가진’ 후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일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공약으로 제안하고 실천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치인’일 것이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후보 가운데 온전한 ‘정치인’이 한 사람이라도 나온다면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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