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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과 경찰이 해야 할 일
2020년 01월 22일(수) 00:00
한 기 민 전남도 재향 경우회장
지난 13일 전 국민의 관심 속에 66년만에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수사권과 종결권이 부여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경찰은 그동안 수사를 마치면 혐의 인정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야 했다. 이로 인해 경찰에서 ‘혐의 없음’이란 수사 결과를 받더라도 당사자들은 검찰에서 재차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이중의 고충을 호소하는 등 불평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필자는 이 때문에 현직에 근무할 때 국민들의 어려운 입장을 보면서 신속한 개정을 주장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의 착한 심성에 동정심을 갖기도 했던 것이다. 조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조사 대상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뿐만 아니라 전 가족이 어려워하고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그러한 불편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말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필자는 안타깝게 바라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이란 신속 처리 안건으로 규정해 통과시킴으로써 기존 수사 체계상 겪어야 했던 불편 해소가 눈앞에 다가왔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경찰권의 비대화에 대한 우려로 반대 입장을 표시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특히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 2월 대통령도 “경찰권의 비대화에 대한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견제와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언급을 할 정도로 우려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경찰 입장에서야 반세기 경찰 숙원 사항의 하나였던 ‘수사권 독립’이 이뤄졌다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선진 형사 사법 체계로 진입하는 의미있는 첫걸음”이라며 “국민과 가장 먼저 만나는 형사 사법 기관으로서 중립적 수사 시스템을 갖춰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검찰에서는 “검사의 수사 지휘권을 대폭 축소한 법안”이라며 “지휘권 축소와 더불어 특수부 폐지가 함께 이루어 진 것은 심한 불균형”이라는 등 다수가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는 “검사의 지휘 없이 수사하고 불기소 사건을 종결하는 것은 중국의 공안”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재야 법조인들의 입장에서는 “경찰이 좀 더 책임성 있게 수사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며 “수사 심사관제 외에도 경찰 수사의 적절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사건 당사자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수사 제도 개혁의 입장을 지지하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일반 국민들도 적잖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과연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주어도 뒤탈이 없겠냐”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또한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가질 정도로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도덕성 등 역량을 제대로 갖췄냐”하는 비판도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경찰이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권력형 범죄를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려면 경찰의 중립성 확보와 수사 종결권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검찰·경찰은 이제껏 해온 ‘수사 주체가 누구냐’의 권한 다툼보다는 ‘누가 국민의 편에서 보다 친절하고 공정하게 수사를 하느냐’하는 문제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어야만 한다. 이제 두 기관은 향후 수사권 행사를 함에 있어 우리 국민들이 매우 차갑게, 그리고 공정하게 지켜보고 평가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