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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의 봄, 그 특별한 시간에 살고 있다
세상이 궁금할 때 빅 히스토리
신시아 브라운 지음·이근영 옮김
2020년 01월 17일(금) 00:00
“어떤 학자들은 우리 우주가 수없이 많은 우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 우주는 작은 우주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대한 다중 우주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블랙홀의 반대쪽으로 새로운 우주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다. 이런 가설을 검증할 수 있을까? 실제 관측을 통해 그런 가설을 입증하기 전에는 모두 이론에 근거한 추측일 뿐이다. 추측은 과학적 지식의 핵심적인 부분이 아니다. 그것은 미지의 바다의 일부이지 지식이라는 섬의 해안선에 해당하지 않는다.”(본문 중에서)

미국의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들이 1968년12월 24일 인류 최초로 달 궤도를 선회하는 과정에서 찍은 달에서 본 지구돋이. <해나무 제공>


가끔 밤하늘을 볼 때 이런 생각이 든다.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까? 우주의 시작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됐을까? 최초의 별은 무엇일까? 등등.

우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이 나왔다. 정확한 길을 안내하는 것보다는 미로 속을 잃지 않게 해주는 보조 역할이다. 이 과정에 ‘빅 히스토리’가 있다. 빅뱅부터 시작해 우주 발전과 지구 탄생, 인류의 출현, 그 과정의 상호작용까지 포괄하는 분야가 바로 빅히스토리다.

빅 히스토리 개념 창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천과 함께 국제 빅 히스토리협회를 설립하고 빅히스토리 대중화에 기여한 신시아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 도미니칸 대학교 교수가 ‘세상이 궁금할 때 빅 히스토리’를 펴냈다.

빅 히스토리를 이루는 지식과 정보는 다양한 학문의 도움을 받는다. 새로운 원소와 분자들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연관된 화학, 행성과 관련된 지질학, 생명의 탄생 분야는 생물학, 인간이 출현한 이후는 고고학과 인류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등의 인문학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빅 히스토리는 138억 년 방대한 우주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까? 연구자들은 우주의 역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나는 시기를 면밀하게 주목한다.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예측이 불가능했던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임계국면이라고 명명한다.

‘빅뱅’, ‘별과 은하의 탄생’, ‘무거운 화학 원소의 등장’, ‘태양계의 탄생’, ‘생명의 탄생’, ‘호모사피엔스의 등장’, ‘농업의 탄생’, ‘산업화’가 바로 임계국면이다. 저자는 각 단계마다 책을 읽는 이에게 질문을 던지게끔 유도를 한다.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으며 다양한 원소는 어떻게 생겨났는가와 같은 식이다.

책은 모두 12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과학적 방법과 빅 히스토리에 대한 부분이다. 그리고 10개의 장은 우주 역사에서 일어난 8개의 중요한 사건과 임계 국면을 이야기한다. 그 가운데 생명의 탄생 임계국면은 2개의 장에 걸쳐 할애돼 있다. 11장의 주제는 미래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인간은 ‘임계국면을 일으키는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희박한 확률을 뚫고 탄생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물론 빅 히스토리는 저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어떤 식으로든 우주와 연결된 존재인 것만은 사실이다.

“빅 히스토리는 내가 우주의 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행성 지구에 복잡한 생명체를 위한 골디락스 조건들이 존재하는 시점에 살고 있다. 어쩌면 우주의 다른 행성에도 그 조건이 존재할지 모른다. 그 조건이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이 특별한 시간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태양 아래 존재하는 순간들이 즐겁고 소중하다.”

<해나무·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