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손은 운전대, 눈은 휴대폰…위험한 운전, 불안한 승객
택시·버스 등 대중교통 기사들
운전 중 유튜브 시청·통화 빈번
광주~대전 운행 고속버스 기사
2시간 동안 동영상 보다 징계도
반응 속도, 음주운전과 비슷
대형사고 우려…단속 강화해야
2020년 01월 16일(목) 00:00
15일 오전 8시께 광주시 북구 임동 A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여·35)씨는 집 앞에서 택시를 탔다가 내릴 때까지 공포에 떨어야 했다.

택시 운전기사가 운행 내내 휴대전화를 거치대에 고정해 놓고 유튜브를 시청하느라, 곡예 운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김씨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10여분 동안 유튜브를 보고 깔깔 웃는 등 동영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운전 도중 급정거도 2차례나 했다”고 말했다.

최근 광주에서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운전자들 사이에 운전 도중 유튜브 등 동영상을 시청하는 ‘위험한 운전’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광주에서 운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된 건수는 2017년 326건, 2018년 161건, 2019년 385건 등 총 872 건에 이른다.

경찰은 현행 도로교통법상 신호대기 등 차량이 멈춰있는 경우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로 운전중 유튜브 등 동영상을 시청하는 운전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또 최근 휴대전화로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영상이 크게 늘면서 운전 중 동영상 시청 행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운전이 직업인 택시나 버스기사 등은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차량 내에서 보내는 탓에 동영상 시청의 유혹에 쉽게 빠져 들고 있다는 게 교통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10월엔 광주종합터미널에서 대전유성버스터미널로 가는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휴대전화를 거치대에 끼우고 2시간 가까이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한 사실이 드러나 자체 징계처리 됐고, 같은 해 8월에도 광주와 순천을 오가는 시외버스 기사가 승객 30명을 태운 채 휴대전화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이 노출돼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들의 반응속도는 혈중알코올농도 0.08∼0.1%(소주 반병) 음주 운전자와 비슷해 사고시 대형 인명피해 입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벌점(15점)과 소액의 범칙금(버스를 포함한 승합자동차 7만원, 승용자동차 6만원, 오토바이 4만원, 자전거 3만원)만 부과될 뿐이다.

광주교통문화연수원 백승권 과장은 “운전중 동영상 시청은 전방 주시를 하지 못해 안전에 대한 지각인식이 떨어져 사고 발생시 사망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며 “특히 휴대전화를 만지게 되면 순간 핸들 조종 능력이 떨어져 음주운전 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처벌과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업체나 운전자들 대상으로 한 행정적 처벌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대중교통을 관리하고 있는 광주시 관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에서 영상을 본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민원 발생시 버스·택시회사에 운전운행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