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돌아보니 한편의 詩가 되더군요”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박후식 시인 6번째 시집 ‘당신의 숲’ 발간]
광주·전남서 교직활동…1978년 ‘교실에서’로 등단
3~4년 걸쳐 쓴 작품 모아 펴내…벗과의 우정 형상화
광주·전남서 교직활동…1978년 ‘교실에서’로 등단
3~4년 걸쳐 쓴 작품 모아 펴내…벗과의 우정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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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쓴다는 것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본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시는 내가 꿈꾸는 세계일 수도 있고, 삶의 방향이며, 추구하는 동경 그 자체이기도 하지요.”
올해로 광주일보 신춘문예(1978) 등단 42년을 맞은 노(老) 시인이 6번째 시집을 발간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박후식 시인(86).
지난 1978년 ‘교실에서’가 당선돼 문단에 나온 박 시인은 서정적 어조와 격조 있는 언어로 울림이 있는 작품집을 펴냈다. 문학적 성취에 비해 문단에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문단 정치’와 거리를 두고 창작에만 천착했기 때문이다.
완도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목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대학은 공주사범대를 졸업했으며 이후 고려대 대학원을 나왔다. 교직에 입문해 광주와 전남, 특히 목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 펴낸 ‘당신의 숲’은 3~4년에 걸쳐 쓴 작품들을 모은 시집이다. 박 시인은 “나이가 들다보니 옛 고향 생각도 나고 문득문득 삶을 반추하게 된다”며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 최대의 화두인 통일에 대한 기대와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인은 “가볼 수 없는, 경계 너머를 상상하는 것은 그만큼 평화통일이 시대적 당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창작집 표제시 ‘당신의 숲길’은 벗과의 인연과 우정 그리고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에게 던지는 잠언과도 같은 시다. 군대 훈련소에서 만난 친구와의 우정을 담담한 어조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훈련병 시절 만나 우정을 나누었는데 시간이 흘러 연락이 끊겼어요. 친구는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신학대학원을 나와 경기도에서 목회를 했어요. 언젠가 메모에서 보았던 친구의 ‘오늘도 나는 당신의 숲길을 걷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마치 영혼의 울림처럼 가슴을 흔들었습니다.”
박 시인은 친구의 ‘당신의 숲’이라는 말은 “나 자신의 숲이기도 하고 사유의 숲 일 수 있다”며 “옛 친구의 정, 생각의 세계를 포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설을 쓴 정성수 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이번 시집에 대해 “지나온 생애의 뜨거움과 서늘함, 그에 대한 시적 부활 혹은 재생의 의미부여에 관한 특별한 감성과 자아성찰의 기록”이라며 “말하자면 생의 파노라마 위에 오버랩된 추상적 자화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박 시인은 86세라는 연세에도 틈틈이 시를 쓰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매일매일 동네 산책길을 도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동년배의 친구들이 거의 떠나버려 외로울 때도 있지만 글을 쓰는 것으로 적적함을 달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창작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는 시인이 인터뷰 말미에 남긴 말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누구나 작업을 마치면 작은 선박처럼 자기만의 항해 길을 떠나야 합니다. 그 길이 처음의 길일지라도 낯선 길일 수는 없어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올해로 광주일보 신춘문예(1978) 등단 42년을 맞은 노(老) 시인이 6번째 시집을 발간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박후식 시인(86).
지난 1978년 ‘교실에서’가 당선돼 문단에 나온 박 시인은 서정적 어조와 격조 있는 언어로 울림이 있는 작품집을 펴냈다. 문학적 성취에 비해 문단에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문단 정치’와 거리를 두고 창작에만 천착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펴낸 ‘당신의 숲’은 3~4년에 걸쳐 쓴 작품들을 모은 시집이다. 박 시인은 “나이가 들다보니 옛 고향 생각도 나고 문득문득 삶을 반추하게 된다”며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 최대의 화두인 통일에 대한 기대와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창작집 표제시 ‘당신의 숲길’은 벗과의 인연과 우정 그리고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에게 던지는 잠언과도 같은 시다. 군대 훈련소에서 만난 친구와의 우정을 담담한 어조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훈련병 시절 만나 우정을 나누었는데 시간이 흘러 연락이 끊겼어요. 친구는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신학대학원을 나와 경기도에서 목회를 했어요. 언젠가 메모에서 보았던 친구의 ‘오늘도 나는 당신의 숲길을 걷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마치 영혼의 울림처럼 가슴을 흔들었습니다.”
박 시인은 친구의 ‘당신의 숲’이라는 말은 “나 자신의 숲이기도 하고 사유의 숲 일 수 있다”며 “옛 친구의 정, 생각의 세계를 포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설을 쓴 정성수 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이번 시집에 대해 “지나온 생애의 뜨거움과 서늘함, 그에 대한 시적 부활 혹은 재생의 의미부여에 관한 특별한 감성과 자아성찰의 기록”이라며 “말하자면 생의 파노라마 위에 오버랩된 추상적 자화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박 시인은 86세라는 연세에도 틈틈이 시를 쓰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매일매일 동네 산책길을 도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동년배의 친구들이 거의 떠나버려 외로울 때도 있지만 글을 쓰는 것으로 적적함을 달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창작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는 시인이 인터뷰 말미에 남긴 말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누구나 작업을 마치면 작은 선박처럼 자기만의 항해 길을 떠나야 합니다. 그 길이 처음의 길일지라도 낯선 길일 수는 없어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