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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정당
2019년 12월 27일(금) 04:50
위성정당은 일당제 국가에서 다당제의 구색을 맞추기 위하여 존재하는 명목상의 정당을 말한다. 이런 정당은 정당의 존재 이유인 ‘정권교체’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제까지 들어본 적이 없던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위성정당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선거법 개정. 망치와 노루발못뽑이 등 연장까지 등장하더니, 감금과 멱살잡이 등 온갖 추태로 ‘동물국회’가 재현됐다. 이로 인해 여야 국회의원 98명을 포함한 108명이 고소 고발된 상태다. 이렇듯 천신만고 끝에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울 수 있었다. ‘왜곡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해 각 정당에 득표만큼 의석을 주자’는 이른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의 선거제 개혁이다.

그리고 8개월 뒤. 여야 4+1협의체는 ‘지역구 225석과 비례 75석-비례대표 선거 50%연동률’의 원안에서 ‘253+47석-30석에만 준연동’으로 수정했다. 비례대표를 단 1석도 늘리지 못한 채 기존 제도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법안이 된 이유는 한국당의 위성정당 추진 때문이었다. 4+1협의체는 논의 과정에서 ‘비례한국당’의 출현을 예상했다. 하지만 “차마 그런 꼼수까지 부리겠느냐”는 생각에서 언급을 자제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당이 법의 맹점을 이용해 창당을 적극 검토하자 더 이상 선거법 개정의 원안을 고수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비례한국당’의 위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국당이 비례 의석을 내지 않고 불출마 의원들을 위성정당에 입당시킨다면, 그래서 위성정당이 비례투표의 기호 2번이나 3번을 배정받는다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거는 진영 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처음엔 역풍이 불겠지만 결국 꼼수가 통할 가능성도 있다.

선거법 개정안은 오늘 국회에서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4+1협의체’는 위성정당의 폐해를 막기 위한 수정안을 낼 것 같지는 않다. 꼼수 아닌 정수로, 제도 아닌 민심으로 승부하겠다는 거다. 총선일이 코앞인데 정치판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만큼 모든 게 불확실한 혼돈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유제관 편집 1부장 jk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