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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이스 사고’ 지자체 책임도 크다
2019년 12월 20일(금) 04:50
지난 주말 경북 영천에서 발생한 ‘블랙 아이스’로 인한 연쇄 추돌사고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광주에서도 빗물이나 빙판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통 약자들을 위한 점자 블록이나 일부 도로경계석이 눈비만 오면 블랙아이스로 돌변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광주 도심 곳곳에 설치된 도로경계석은 대부분 화강석 재질인데, 화강석 재질은 내구성이 뛰어난 반면 미끄럼 사고에 취약해 겨울철 교통사고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눈비가 내리는 날이면 도로 위 블랙아이스처럼 경계석 위로 얼음이 형성돼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광주시 북구에 사는 김민호(9) 군은 등굣길에 도로경계석 때문에 미끄러지면서 얼굴을 크게 다쳤다. 새벽에 도로경계석 위로 내린 이슬이 낮은 기온 탓에 얼어붙으면서 빙판길이 된 것이다. 또 광주시 남구에 사는 박병석(32) 씨는 엊그제 택시에서 내리던 중 빗물에 젖은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에 미끄러지면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문제는 매년 겨울철이면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광주 지역 5개 자치구는 관련 조례가 없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도로경계석의 미끄러운 면을 사포면처럼 거칠게 표면 처리하는 등 미끄럼 방지 시공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겨울철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의 책임을 운전자들의 부주의로만 돌릴 수는 없다. 한국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고속도로 결빙 등으로 인한 사고가 3863건에 달한 게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각 지자체는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도로 상황을 알려 주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사고가 빈번한 구간에는 노면에 열선을 깔아 블랙아이스 사고를 막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