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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전에 예산안 시한내 처리 무산
한국당 필리버스터 사태에 파행…5년 연속 지각처리 불명예
유치원3법·민식이법도 발목…민주, 한국당 뺀 여야 공조 압박
2019년 12월 03일(화) 04:50
여야의 벼랑끝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대치’로 정기국회 파행이 계속되면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가 2일 무산됐다.

이로써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시행(2014년)된 이듬해인 2015년부터 5년 연속 헌법에 규정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예산에 더해서 ‘민식이법’과 ‘데이터 3법’을 비롯한 민생법안도 발목이 잡힌 상태다.

필리버스터 대치사태를 초래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가운데 검찰개혁 법안이 선거법에 이어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빼고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압박했다. 반면, 한국당은 ‘민식이법’에 대해서는 원포인트 본회의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 저지 투쟁’이 불가피하다면서 맞섰다. 정기국회 종료(10일)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간 대치는 오히려 더 격화되면서 여야 간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은 헌법이 정한 2020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이나 결국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며 ”5년 연속 법정시한을 넘기는 부끄러운 국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어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여야 모두 엄중한 민생경제 상황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예산안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야 한다. 밤을 새워서라도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여야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의 법정 시한내 처리가 무산된 것과 관련, 서로 상대방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예산 심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이 예산안을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삼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차별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은 한국당이 예산 심사 지연마저 남의 탓을 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예산 심사의 발목을 잡은 것은 한국당”이라면서 “3당 간사간 협의체 구성을 두고 한국당 소속 위원장의 참여를 고집했고, 회의·속개록 공개 등 무리한 주장을 하며 수일간 심사를 지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은 200여개 법안에 닥치는대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국회를 마비시킨 장본인”이라며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조건없이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며 “집권여당 스스로가 민생을 내팽개치고 협의를 거부하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초유의 사태”라고 비난했다.

전날 여야3당 예결위 간사로 이뤄진 3당 간사협의체의 예산심사가 예정돼있었으나 민주당은 한국당이 법안 199개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을 문제 삼아 필리버스터 철회 없이는 예산안 심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고 한국당 의원들은 주장했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