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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상수도관 교체 앞당기고 샘플조사 150곳으로 확대
■수돗물 ‘발암물질’ 나프탈렌 검출 사고…대책 쏟아낸 광주시
수질사고 매뉴얼 12월 중 마련
대응훈련도 매년 2회씩 실시
나프탈렌 위해성 논란 떠나
정보 공개 안한 市에 더 비판
2019년 11월 22일(금) 04:50
광주시가 수돗물 발암가능물질 검출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으면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21일 노후 수도관 조기 교체 등 대책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우선 나프탈렌 함유 노후 수도관을 조기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조사 결과 수돗물에 흘러든 나프탈렌이 노후수도관 내부를 감싸고 있던 코팅막에서 이탈됐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8일 남구·서구 일부 가정과 학교 등에는 나프탈렌이 미량 함유된 수돗물이 공급됐는데, 해당 사고는 백운동 일원 수도관이 노화돼 관 내부 코팅막이 헐거워진 상태에서 바로 옆 4m 떨어진 곳에서 진행된 하수도관 매설 공사 진동이 수도관에 전달돼 코팅막 가루가 벗겨졌던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즉 나프탈렌 수돗물 사고에는 ▲상수도관이 20년 이상 사용돼 노화됐고 ▲나프탈렌 유해성이 충분히 검증되기 전인 1980년대 나프탈렌을 함유해 상수도관이 만들어졌으며 ▲강력한 진동이 수반돼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상수도관은 전체 3970㎞ 가운데 46㎞로 파악했다. 이 중 12.3㎞은 노후 상수도관 교체 사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체됐고, 향후 나머지 33.7㎞를 조기에 교체하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특히 사고 지역(풍암지구~백운광장) 중심으로 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과 중첩되는 10.21㎞ 구간을, 지하철 공사와 병행해 동시 교체할 계획이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와 함께 수질 모니터링도 보다 강화하겠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현재 가정집 수도꼭지 수질검사는 월 130곳에서 150곳으로 확대하고, 노후 수도꼭지 모티터링은 현재 월 8곳에서 12곳으로 확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5개 자치구 가정집 수돗물 샘플조사를 매월 실시하며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 안전을 관리해왔는데, 이를 보다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수질관리연구소를 두고 수돗물 수질 검사시 정부가 정한 ‘먹는물 수질기준 60개 항목(물질)’을 넘어선 222가지 항목을 체크하고 있다. 나프탈렌도 정부의 먹는물 관리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광주시 상수도본부 자체 검사 항목 체크 과정에서 검출 사실이 확인됐다.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흐린 물이 나오는 등 민원 발생시 신속한 수질검사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상수도 공급관로 수질 사고 대응 매뉴얼을 12월 중 새롭게 만들어 전파한다는 대책도 세웠다.

상수도 공급관로 수질 사고를 대비한 가상 훈련도 내년부터 연 2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일 오전 9시께 사전 예고 없이 수돗물이 나오지 않고 일부 수돗물에서 냄새와 이물질이 나온다는 주민 신고로 알려졌다.

상수도본부 조사 결과, 백운동 일원 상수도관(지름 900㎜) 내부 코팅막이 벗겨져 관을 타고 국제양궁장, 풍암지구, 금호지구, 화정동 등으로 흘러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 단수됐던 이유는 상수도관 내부에 설치된 이물질 거름망이 이물질로 막혔기 때문이었다. 상수도본부는 거름망 주변에서 50㎏짜리 포대 3개 이상의 이물질을 수거했다. 이물질은 수도관 내부를 감쌌던 코팅막 가루와 물때 등이었다.

상수도본부는 사고 당일인 7일 수돗물 샘플 조사 과정에서 발암가능물질인 나프탈렌과 일부 중금속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를 시민에게 알리지 않았다. 탁도(흐린 정도)가 기준치를 웃돌아 배탈이 날 수 있으므로 끓여서만 마시라는 취지의 주민 안내에 그쳤다.

나프탈렌이 사고로 일시 수돗물에 흘러들었고 극히 미량이 검출됐다는 점에서 인체에 주는 악영향이 크지 않다는 광주시 상수도본부 측의 해명이 뒤늦게 나왔다.

하지만 수돗물 발암가능물질 검출 사고 못지 않게 관련 사실을 시민들에게 제때,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광주시가 감췄다는 데 비판이 더 쏟아지는 상황이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