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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광주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 광주 도시 계획의 현주소, 북부순환도로
2019년 11월 19일(화) 04:50
요즘 광주시 난개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광주시 곳곳에서 고층 아파트를 비롯한 빌딩 숲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만큼 도시의 공원과 숲은 빠르게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모두가 기후 변화로 인한 도시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생태계의 중요성을 주장하지만 정작 도시 생태계를 위협하고 훼손하는 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용인하고 있는 것이 지금, 광주의 현실이다.

북부순환도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북부순환도로는 북구 용두동에서 일곡동 한새봉, 삼각산을 지나 장등동까지 6.74㎞로 계획된 도로이다. 도동 고개에서 일곡 교차로까지 2공구 공사는 광주교도소 진입 도로 필요성으로 인해 2018년 5월 준공되었고, 현재 용두동 빛고을로에서 일곡 지구까지 2공구 공사는 보완 설계 중이다. 한새봉을 관통하는 북부순환도로는 2008년 계획 당시부터 사업의 타당성이 부족한 예산 낭비 사업이라는 지적과 함께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주민 피해와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이런 이유로 지역 주민들은 우회 구간을 통해 시민의 편의도 챙기고 주민 피해를 해소하며 환경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광주시에 오랫동안 요구해 왔다. 이런 주민들의 노력으로 2013년 광주시는 한새봉을 뚫지 않고 터널 대신 우회 도로 계획을 약속한 바 있다.

올해 광주시가 그간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한새봉을 관통하는 도로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부순환도로가 관통하는 한새봉은 무등산에서 군왕봉, 운암산, 한새봉, 매곡산으로 이어지는 광주 북부권의 주요 생태축이다. 한새봉은 멸종 위기 야생 동물인 삵과 수달, 하늘다람쥐가 살고 있고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원앙 등이 찾아오는 도시의 생물 다양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또한 하루 5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찾아가는 근린 공원이자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고 체험하게 할 수 있는 생태 학습장이기도 하다.

도로로 인해 숲의 환경은 변화를 피할 수 없고, 훼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시 안에서 개발과 보전의 갈등은 상시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도시는 시민의 편의를 위해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한 자연은 필수 조건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의 화두는 ‘지속 가능한 발전(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발전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지금 당장의 편의와 이용만을 위해 개발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개발의 전제 조건은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는 선’임을 강조하고 있다.

‘생태계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인류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개발’을 해야 한다고 전 세계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10년 전 계획했던 도로 계획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계획인지 점검이 필요하다. 10년 동안 변화된 도로 상황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고, 이와 함께 앞으로 광주시가 지향하는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정책 속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진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광주시가 지향하는 미래 도시의 비전과 방향 속에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숲이냐 도로냐.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 숲을 살리면서 시민 편의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를 기능성과 편리성만을 강조해 바라봤던 그동안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기본 조건이 되는 도시의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차원에서 도시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한편에서는 도시 숲이 사라지는 것을 지키지 못하는 광주시의 행정을 비판하면서 또 한편에서는 숲을 훼손할 수밖에 없는 도로 공사는 속도와 편리를 이유로 모른 척 눈감고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볼 일이다.

개발 사업이 도시의 자연 생태계를 훼손하고 결국 시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경제성만을 중요시해 온 그동안의 개발 방식을 유지할 것인가? 북부순환도로, 광주시 도시 계획의 철학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