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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랑일 한국안전교육센터 교수] 지역의 위험을 미리 찾아내 사고를 예방하자
2019년 10월 28일(월) 04:50
행정안전부와 광주시, 각 구청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추진단 및 시민단체와 합동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광주 지역 재해 취약 지역에 대해 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안전 점검은 재래시장을 비롯한 대형 마트, 백화점, 노래방 등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다중 이용 시설을 비롯하여 화재 발생시 인명 피해가 많았던 고시원, 요양병원, 극장, 아파트 등을 순회하면서 불법 건축물 운영, 소방 설비·시설 유지 관리, 배전 및 전기 시설의 안전 관리 실태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안전 점검은 현장에서 건축주를 비롯한 관계자를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유지 보수에 대한 문제점을 지도하며 개선 방향을 제안해 주기 위한 것인데도 기관에서 점검을 나왔다고 하면 위법 사실을 적발할 목적으로 착각하는 건축주와 안전 관리자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위안이 되는 것은 고객의 안전이 영업의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솔선수범해 일일 점검을 실천하고 수시 순찰을 통해 위험 요소를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사업주를 만날 때이다. 또한 대형 화재로 수많은 시민이 사망하는 사고가 비단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안전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는 건축주도 많았다.

‘위험 사회’라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독일 뮌헨 대학의 울리히 벡 교수는 OECD 회원 국가 중 안전사고 발생률 1위이고,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1위인 대한민국 안전 관리 실태의 문제점이 뭐냐는 질문에 “법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사람의 의식이 변화되기 이전에는 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고 꼬집은 바 있다.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와 밀양시의 세종요양 병원 참사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사고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화재가 발생하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시설들이 우리 생활 주변에 즐비하다. 전문 면허를 갖춘 업체에 안전 점검을 맡기고 있지만, 건축주와 해당 시설의 안전관리자들은 365일 긴장을 풀지 말고 안전 점검에 주력해야 한다. 안전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전기 기구와 가스 설비 등에 대한 안전 관리를 일상 속에서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제 어느 때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에 대비하여 소화기 점검과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화재 발생시 생명 통로라고 일컫는 비상구의 방화문 개폐 여부 점검과 비상 계단의 피난을 방해하는 적재 행위는 하루빨리 근절되어야 할 부분이다. 옥상으로 대피하라고 교육을 하고 있지만 방화문이 굳게 잠겨 대피로를 막는 사례를 개선하기 위해 자동 개폐 장치를 설치하도록 법규가 바뀌었는데, 아직도 개선하지 않고 있는 업체가 많다.

벌금이나 행정 명령이 두려워서 안전 업무를 이행하기보다는 고객인 시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하루 빨리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한 경우, 초기 대응을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소방 안전 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없다 보니 올바른 피난 방법을 몰라 연기에 질식되어 사망하는 사례가 아주 많았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왜 단속도 안 했느냐? 공무원은 무얼 했느냐”며 사고 책임을 관련 기관에 돌리려고 하지 말고 내가 운영하는 상가, 점포, 사업장의 안전 관리 책임자는 자기 자신이며, 고객의 생명을 지키려는 자세로 영업에 임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제2의 밀양, 제천 참사와 같은 위험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 위험 요소를 찾아내어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광주·전남을 만드는 데 시도민들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보이는 위험을 지나치고 외면해 버리는 것은 큰 사고로 이어져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 가고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드는 원인 제공자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