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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맨 애나 번스 지음·홍한별 옮김
2019년 10월 25일(금) 04:50
세계 제3대 문학상이자 영미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이 제정 50주년을 맞아 선택한 작품이 출간됐다. 2018년 맨부커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여성소설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애나 번스의 ‘밀크맨’이 바로 그 책.

소설은 전 세계 35개국에서 번역 출간됐으며 영미권에서는 60만부가 팔렸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지금 이곳의 독자들이 꼭 읽어야 할 작품”이라고 평했으며 정희진 여성학자는 “압도적! 문장의 구조, 내용 모두 완벽하다”고 추천했다.

소설은 1970년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적과 극단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폐쇄적 공동체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유무형의 폭력에 노출된 18세 여성의 일상과 내면이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주인공 ‘나’는 십남매 중 ‘가운데아이’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소녀다.

어느 날 책을 읽으며 길을 가고 있는데 한 남자가 승합차를 세우고 아는 척하며 말을 건넨다. 사람들은 그를 밀크맨(우유 배달부)이라 부르지만 실상은 우유를 배달하지 않는다. 41세 유부남인 그는 무장독립투쟁 조직의 주요 인사로 지역사회에서 명망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이 대립하며 폭력이 일상화된 마을에서, 저항군 핵심 간부라는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날 이후로 ‘나’의 신경은 예민해진다. 밀크맨은 저수지 공원에서 러닝을 하는 곳에, 또는 프랑스어 수업을 듣는 야간학교 옆에, 내가 어디를 가든 불쑥불쑥 나타난다. 나의 불안감은 극도에 달하지만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못한다. 과연 밀크맨은 누구인가? <창비·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