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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기 조선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 효율적인 광주시 생활 폐기물 처리 방안
2019년 10월 24일(목) 04:50
광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는 광산구를 제외하고 4개 구청이 민간 업체에 업무를 대행시키는 준직영제 방식이다. 자치구별로 한두 개 업체가 입찰 또는 수의 계약을 통해 수년간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민선 7기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또다시 동일한 문제점이 제기되자, 한 자치구는 전문가, 교수, 변호사, 노무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시민환경단체, 기자, 공무원 등 11인으로 구성된 ‘생활폐기물 효율적 처리 추진 방안 민·관 거버넌스 위원회’를 발족하였다.

이 위원회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업무의 ‘안정성, 투명성, 예산 절감’을 기본방향으로 자치구 실정에 가장 부합하는 최적안의 모델을 도출하고자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총 여섯 차례 회의를 진행하였다. 위원들은 논의를 통해 연구 과제를 설정하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광주시 생활폐기물 대행 업무의 운영 방식과 계약 방식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였다.

필자도 이 위원회에서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생활폐기물 처리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위원회 논의 결과 해당 자치구에 가장 부합하는 운영 방식과 계약 방식을 정하였고, 당장 차기 계약 때부터 공개 경쟁 입찰을 적용하기로 하여 오랫동안 이어져 온 수의 계약에 대한 외부의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다.

위원회는 향후 추진 과제로 자치구별로 나뉘어 있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업무를 광주시 환경공단으로 일원화하여 대행하는 것을 제안했다. 광주시 전체 생활폐기물 처리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의 지방 공단 위탁 운영은 사기업이 아닌 공적 기관의 성격을 갖게 되어 운영이나 회계의 투명성이 담보된다. 특히, 광주 5개 자치구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통합관리는 ‘규모의 경제’의 원리에도 부응하며 경영 마인드 도입이 용이하다. 또한 전문성 확보가 가능하고 비상시, 즉각적인 응급 체계를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과 처리까지 광주환경공단에서 담당하게 됨으로써 시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담양의 음식물 처리업체가 업종을 변경함에 따라 광주시 전체 대형 음식점과 집단 급식소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제때에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우려되는데, 이에 더해 광주 공공 음식물 자원화시설의 상·하반기 정기 검사 기간에 공공 처리 시설 두 곳의 가동이 중단된다면 음식물 쓰레기 대란은 불 보듯 뻔할 것이다. 게다가 광주 SRF시설의 가동이 중단되어 향등 위생매립장의 수명도 30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광주환경공단으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과 처리를 일원화 할 경우 안정적이고 탄력적인 대책 마련이 가능해 질 것이다.

광주와 비슷한 규모의 대전시는 30여 년 전부터 5개 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대전도시공사에서 대행함으로써 서비스 질 향상, 예산 절감, 미화원 고용의 안정성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해마다 광주 5개 구에서 민간 업체에게 대행 사업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예산이 총 467억여 원이다. 작년 기준으로 대전과 광주의 대행 사업비를 비교해 보면 약 69억여 원의 차액이 발생하는데, 광주도 대전처럼 광주환경공단으로 통합하여 위탁 운영한다면 적어도 이 차액 부분인 수십억 원의 예산을 절감 할 수 있어 우리 주변에 돌봄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업에 쓰일 수 있다. 더불어 현재 민간 업체 소속인 가정환경관리원 비정규직 550여 명이 공단 소속으로 정규직화 되어 정부 정책에도 부합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은가.

현재 폐기물관리법 제14조 제1 항은 ‘시장·군수·구청장은 관할 구역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을 처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다수의 자치단체는 생활폐기물을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관습이다. 제2 항은 ‘지자체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게 제1 항에 따른 처리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해당하는 광주환경공단이 광주시 5개구 생활폐기물의 통합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치구와 시가 광주환경공단 통합 위탁 운영을 위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업무 분담으로 각 자치구에서는 예산, 민원, 노사 문제 등 청소 행정 전반을 책임지고, 광주환경공단에서는 자치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을 전담하는 관리 체계가 실현된다면, 전국 자치단체 생활폐기물 처리 행정에 있어서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