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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피해 보상 현실화”…논 갈아엎는 농심
나주서 논 4000㎡ 수확 포기
보험료 현실화·수매가격 인상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촉구
2019년 10월 16일(수) 04:50
15일 오전 나주시 공산면 한 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회원들이 태풍 피해를 입은 농작물의 정부 수매 가격을 보장하라고 촉구한 뒤, 벼를 트랙터로 갈아엎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전남지역 농민들이 농작물 재해보험 보상비 현실화와 정부의 벼 수매가격 인상·특별재난구역 선포 등을 촉구하며 논을 갈아엎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15일 오전 나주시 공산면 문제문(50)씨의 논에서 트랙터로 문씨의 논 1필지(약 4000㎡)를 갈아엎은 뒤 ‘태풍 피해 벼 가격보장 및 특별재난지역 선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씨는 나주시 공산면에서 2만9752㎡의 논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데, 이번 태풍 피해로 총 1만9834㎡의 논이 피해를 입어 수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문씨는 “9월초 링링부터 비가 계속 되는 등 연달아 태풍피해를 당했다”면서 “일부를 수확을 했을 경우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더 커 논을 갈아 엎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씨를 비롯한 전남지역 농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태풍피해를 입은 농가를 외면하고 있다며 성난 농심을 드러냈다.

농민들은 “수확기를 앞둔 9월 한달동안 3차례의 태풍으로 전남농가들은 심각한 벼 피해를 입었다”며 “백수·흑수, 도복(쓰러짐), 물에 잠김 등으로 역대급 피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나마 남아 있는 벼도 8월 이후 등숙기때 햇볕을 보지 못하는 등 좋지 못한 기상 조건으로 인해 수확량까지 크게 감소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있다”고 하소연 했다.

농민들은 또 “2018년부터 시작된 채소가격 대폭락에 올해 벼 피해까지 겹치면서 전남 농민들의 삶은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졌다”며 “특히 정부가 피해 벼의 수매를 추진하더라도, 피해곡이 시중에 저가미로 둔갑돼 유통 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오히려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피해곡의 수매가격을 1등급의 80% 가격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농작물재해 보험사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농민들은 “ 태풍 피해로 농작물재해 보험사들이 단순 무게중심으로 피해액을 산정해 피해율을 65%밖에 산정하지 않는 등 이윤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손실금액 전액을 정부가 지원해 주는 농작물 재해보험이 농민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공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또 벼 피해와 함께 김장배추 등 다른 농작물의 피해도 심각하다며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전남지역 김장 배추의 경우 피해가 90% 이상으로, 피해액만 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특별 재난지역 선포 기준액인 50억원 보다 4배나 많은 피해금액”이라고 주장했다.

/나주=정병호 기자 jusb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