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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기념시설’ 과시용 정책 광주·전남 갈등 심화 우려
市, 377억 들여 호남의병관
道, 480억 남도의병 역사공원
경쟁적 추진 … 예산 낭비
2019년 10월 10일(목) 04:50
광주시와 전남도가 무려 850억원을 들여 ‘의병기념시설’ 건립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시·도가 예산 확보 방안 없이 같은 주제의 의병기념시설을 추진하면서 ‘보여주기식’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복 사업을 추진하는 데 따른 예산 낭비 뿐 아니라 호남 의병을 ‘광주’와 ‘전남’ 의병으로 쪼개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의 경우 한말 호남의병 최대 격전지인 광산구 어등산 일대에 호남의병관을 추진중이며 전남도도 임진왜란부터 3·1운동까지 호남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에 나섰다.

광주시는 최근 377억 5000만원을 들여 5만㎡ 부지에 5200㎡ 규모의 호남의병기념관을 조성키로 하고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한 상태다.

전남도도 480억원을 투입, 33만㎡ 부지에 1만6500㎡ 이상의 전남 19개 시·군 904명에 이르는 임진왜란 호남의병과 한말 호남의병 181명을 대상으로 하는 ‘남도의병 역사공원’을 짓기로 하고 관련 용역을 진행중이다.

기념시설 구성도 비슷하다. 광주는 임진왜란부터 8·15광복까지를 전시범위로 해 추모·전시·체험 관람 시설, 강의실·숙박 등 문화교육관, 식당·판매소 등 편의시설 등으로 호남의병관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전남은 공원에 추모·기념·전시실, 체험·교육시설을 갖춘 테마파크, 편의시설 등에 남도역사 북카페, 미니어처 전시실, 어린이 전용 체험관 등도 검토하고 있다.

같은 주제로 비슷한 콘텐츠가 담긴 기념시설을 각각 370억, 480억을 들여 만들겠다는 것 뿐 아니라 미흡한 예산 확보 대책도 비슷하다.

전남도는 480억원의 예산 중 국비로 280억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여태껏 단 한 푼도 부처 예산안에 반영시키지 못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립박물관 건립’ 균특사업으로 추진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들어 국비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보훈처도 ‘현충시설 건립사업’의 경우 지자체 지원사업이 없다며 ‘예산 지원 불가’ 입장을 내놓았다. 광주시는 예산 확보를 위한 구체적 행보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인접한 시·도가 예산 부족에 허덕이면서도 같은 주제의 정책을 협의 없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데 따라 ‘치적 전시용’ 정책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