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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인권보호 강화 위해 검찰권 행사 절제
■조국 법무장관 검찰개혁안
‘압박수사’ 지양 긍정 평가
‘별건수사’ 등 개념 불분명
2019년 10월 09일(수) 04:50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8일 ‘검찰개혁 신속 추진과제’라는 이름으로 검찰 개혁안의 청사진을 내놨다. 조국 장관 체제의 법무부가 ‘0순위’로 꼽은 검찰 개혁 시책을 담은 것으로, 피의자 인권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검찰권 행사를 절제하도록 하자는 취지가 녹아들어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취지를 인정하면서도 검찰권을 절제했을 때 수사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보완할 대책도 함께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사법의 중요 가치인 정의구현을 위해서는 수사는 수사대로 잘 할 수 있는 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이날 발표한 ‘검찰개혁 신속 추진과제’에는 장시간 조사 및 심야 조사 금지, 별건수사 제한, 출석조사 최소화 등이 담겨 있다. 피의자를 지나치게 압박해 수사 결론에 도달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혁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법조계는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검찰 수사력 약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형사사법시스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의견은 이번 검찰 개혁안이 피의자뿐 아니라 피해자의 인권 보호나 권리 구제에도 신경을 썼어야 한다는 주장과도 닿아 있다. 구체적으로는 피의자의 고의적인 수사 지연 및 소환 불응에 엄정 대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출석 조사를 대체할 수 있는 수사방식을 연구·개발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의 한 대표 변호사는 “피의자 인권보호도 중요하지만 형사사법에 따른 정의구현도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대통령 지시 1주일 만에 공개소환 폐지, 심야수사 제한 등 개혁안을 급하게 발표한 데 이어 법무부마저 경쟁하듯 서둘러 이달 안에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인권향상과 더불어 수사력 약화 문제를 개선하려면 이날 ‘신속 추진과제’로 거론된 사항들의 시행 시기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나온다.‘직접수사 축소 및 민생 위주의 검찰조직 개편 방안’과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감사 강화 방안’ 등은 우선 시행하고, 피의자 인권보호 강화 방안은 연내추진 과제로 전환해 추가 검토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추가 검토와 함께 몇몇 수사 관행의 개념을 명확하게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부적절한 수사 관행으로 지적된 ‘장시간 조사’와 ‘별건수사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8시간을 기준으로 장시간 조사 여부를 구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식사 시간이나 휴식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라는 의견이 없지 않다. 법무부가 기준으로 삼은 8시간이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을 제외한 것이라면 ‘밤 9시 이후 심야 조사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대검의 검찰 개혁안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별건수사 역시 현행 법령에 관련 규정이 없어 해석상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검찰 개혁 시책은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사법농단’ 사건 등에서 엄중한 검찰수사를 요청했던 조 장관이 정작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한창일 때 검찰권 절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물론 조 장관은 대통령령 개정 등 제도를 도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이번 검찰 개혁 방안은 본인의 가족 관련 수사에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렇더라도 조 장관의 개혁 방안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므로 발표 시기를 조율했어야 했다는 반론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