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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몸살’ 광주기독병원 직장폐쇄 강행
사설 용역업체 직원 동원
한때 파업 참가자 출입 제지도
병원측 “진료 차질 최소화”
노조 반발 “24시간 농성 계속”
지역민들 조속 정상화 촉구
2019년 10월 02일(수) 04:50
1일 오후 광주기독병원 내 로비를 점거해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조별로 모여 앞으로의 행동 등에 관해 회의를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파업 한달을 넘기고 있는 광주기독병원 노조가 천막농성에 돌입하자 병원 측이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뒀다. 대립 일변도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광주기독병원의 노조와 경영진에 대한 시민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다. 노조의 파업과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노동 관렵법상 허용된 행위일지라도, 의료기관의 장기 파업은 병원의 공공성에 크게 어긋난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광주기독병원과 보건의료노조 광주기독병원지부에 따르면 병원 측은 지난 30일 밤 9시부터 파업 종료까지 병원 모든 시설에 대한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병원 측은 공지에서 “부득이하게 9월 30일 밤 9시를 기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 46조에 따라 파업 참가자에 대한 광주기독병원의 출입을 금한다”며 “파업 참가자들이 병원 병동·주차장·식당·장례식장 등을 출입할 경우 주거침입죄 위반으로 즉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전날 밤부터 사설 용역업체 직원 6명을 동원해 파업 참가 조합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응급실을 제외한 나머지 출입구를 자물쇠로 잠갔다. 이후 노조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이날 오전 8시 30분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출입구 관리는 하지 않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송하고 출입 통제를 해제했다.

병원 측은 최용수 원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이후 로비를 무단으로 점거해 환자들의 치료와 병원 업무를 지속해서 방해했다”며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파업 미참가자들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관련 법에 따라 출입금지 조치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모든 직원은 병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병원도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된다”며 “파업 기간에도 직원들은 환자와 보호자, 내원객들의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방해하고 직장폐쇄라는 무리수로 조합원을 협박하는 것”이라며 “직장폐쇄는 노조의 요구를 절대 듣지 않겠다는 것이며 병원 직원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조합원 대응 지침을 통해 로비농성장에서 24시간 농성체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한편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던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과 함께 지역 3대 거점병원으로 꼽히는 기독병원이 초유의 사태를 맞자 기존 병원 이용자를 비롯한 지역민들은 조속한 병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기독병원과 비슷한 규모였던 목포 성골롬반병원이 지난 2002년 경영 악화와 구조 조정 실패, 노조의 장기 파업까지 겹치며 폐업한 사례를 들어 광주기독병원마저 폐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기독병원 노조는 올해 단체임금협상에서 2017년 공무원 기본급의 94%를 요구했고, 병원 측은 92.5%를 제시하며 대립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