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NA 분석 딱 걸린 한우 둔갑 미국산 소고기
여수 업체 2년간 거짓표시 판매
가짜 장흥한우 판매 9곳도 덜미
전남농관원 원산지 속인 10곳 입건
2019년 09월 10일(화) 04:50
추석을 앞두고 미국산 소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판 정육판매점과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전남지역 정육판매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풍부한 청정자원을 내세우는 ‘농도’(農都) 전남에도 해마다 수십 건 넘게 원산지 표시 위반이 적발되면서 지역 먹거리 안전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전남농관원)은 9일 “소고기 원산지를 속인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표기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체 10곳 관계자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여수에서 정육판매점을 운영하는 A(56)씨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2년 동안 1071만원 상당의 미국산 소고기 855㎏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2959만원을 받고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에는 1~8월 사이 미국산 갈비살 65㎏를 202만원에 구입한 뒤 715만원에 팔아 513만원이 넘는 이득을 취했다. 이 점포는 식육표시판과 라벨지에 원산지를 ‘국내산 한우’로 표기해 왔으며, 업주는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얇게 썬 고기를 소비자가 맨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원산지를 속였다. 또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게 옆에 비밀 공간을 만들어 외국산 소고기를 따로 보관했다.

전남농관원은 원산지를 속여 소고기를 판다는 제보를 받고 소비자와 같은 경로로 2차례에 걸쳐 확보한 소고기의 DNA(유전자)를 분석해 이를 적발했다.

온라인 상에서 다른 지역 소고기를 장흥산으로 속여 판 ‘정남진장흥토요시장’ 입점 업체 9곳도 덜미를 잡혔다.

이 업체들은 장흥토요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체로 각각 월 매출이 1억원이 넘는 곳으로 알려졌다.

TV홈쇼핑이나 통신판매업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할 때 다른 지역에서 사육된 소의 원산지를 ‘전남 장흥’으로 표시했다.

또 ‘구제역 없는 청정도시 장흥의 신선하고 풍미가 뛰어난’, ‘장흥한우의 자존심으로 1등급 이상 한우 암소만’, ‘어디에서 생산되나요? 남쪽지방 청정지역 장흥농가’ 등의 문구를 붙여 장흥산 소고기로 혼동하게 만들었다.

장흥한우는 브랜드가 없는 타 지역 한우보다 100g당 500~1000원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도 좋아 판매에 유리하다는 게 전남농관원의 설명이다.

한편 전남농관원이 최근 3년 동안 적발한 추석 대비 원산지 표시위반 건수는 ▲2017년 74건 ▲2018년 58건 ▲2019년 62건 등 총 194건으로 집계됐다.

올 추석을 앞두고는 지난달 19일부터 농산물 원산지 부정 표시 등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다. 적발된 62건 가운데 원산지 거짓표시 업체 41곳은 경찰에 형사 입건될 예정이며, 미표시 적발업체 21곳에는 과태료 총 369만원이 부과됐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전남농관원은 추석 연휴 전까지 농산물 불법 유통 행위를 단속할 계획이다. 신고자에게는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도 지급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