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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의대 교수가 전남대 교수 이름 도용 무고성 진정서 남발
광주권의료관광협의회 비난 내용
광주시·국가기관에 수십통 투서
부서 업무 마비 등 행정력 낭비
시, 손배 청구 등 법적 대응 검토
검찰 송치…배경 놓고 관심
2019년 09월 05일(목) 04:50
사립 조선대학교 의과대학교수가 국립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등의 이름을 도용해 광주시와 다수의 국가기관에 무고성 진정서를 남발하다 적발된 사실이 드러나 망신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집중 감사를 받는 등 행정력을 심각하게 낭비한 광주시는 해당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4일 광주시와 조선대, 광주지검, 광주동부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주동부경찰서에 명의 도용 등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은 3개월간의 수사 끝에 명의도용·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조선대 의대 L교수를 입건하고, 지난달 초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현재 형사조정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시한부 기소중지를 내린 상태다.

수사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조선대 의대 L교수는 올 들어서만 5개월 여 동안 전남대 의대 모 교수 명의로 광주시와 광주시 감사위원회, 시의회,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보건복지부 등에 ‘광주권의료관광협의회’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수십여 통의 투서를 제출했다.

광주시의 예산지원을 받고 있는 광주권의료관광협의회는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광주시와 지역 의료기관 및 의료인이 모여 결성한 사단법인이다.

진정서 내용은 주로 광주권의료관광협의회 회장단에 대한 허위성 내용과 함께 파면을 주장하고 있으며, 협의회가 예산 집행을 흥청망청하고 있는데다 예산 집행에도 문제가 많다는 내용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이 같은 협의회의 문제점과 비리를 알고 있는 광주시가 감사를 하지 않고 방치 또는 비호하고 있다는 비난성 글도 담겨 있다.

L교수의 무고성 진정서 때문에 광주권의료관광협의회 관계자들은 광주시 미래산업정책과 의료산업팀으로부터 수차례 감사를 받았으며, 시 의료산업팀 등도 시 감사위원회로부터 자신들의 관리업무에 대한 감사를 받았다.

해당 부서 공무원들은 자체 감사결과를 감사원과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는 등 무고성 진정서를 처리하느라, 휴가까지 반납한 채 수개월간 진땀을 빼야 했다. 이 때문에 관련 부서는 업무가 일시 마비 되는 등 심각한 행정력 낭비 현상을 겪기도 했다는 게 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양 대학의 의과대학 교수가 얽힌 무고성 진정 사건이 조선대 내부에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각종 말이 나오고 있다.

일단 두 교수는 별다른 친분이 없으며, 광주권의료관광협의회와 관련한 업무를 맡은 적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표면적으론 광주권의료관광협의회에 대한 무고성 진정서를 투서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게 두 교수를 아는 주변인들의 말이다. 이 때문에 L교수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거나 개인적 감정에 의해 타인명의를 도용해 투서에 나선 것이란 추측성 말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광주시는 2017년과 지난해 5월 등에도 이번 무고성 진정서와 내용이 거의 일치하고, 컴퓨터 서체까지 동일한 진정서가 또 다른 사람 명의로 접수된 사실에 주목하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를 분석중이다. 시는 분석작업이 마무리되면, 조선대측에 소속 교원의 일탈 행위에 대한 기관 통보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사법기관에 수사의뢰 및 손해배상 청구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고성 진정사건으로 감사 등을 받느라 관련 부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으며, 무엇보다 직원들이 각종 오해를 받는 등 심각한 명예훼손을 겪고 큰 스트레스도 받았다”면서 “무고성 진정사건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