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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수필가] 송가인 전성시대,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2019년 09월 03일(화) 04:50
흙 속에 파묻혀 있던 천연 진주 송가인의 노래를 들으면 심장이 터질 듯하다. 더 나아가 듣는 이의 가슴 내면에 켜켜이 묵은 추억 조각들이 온몸과 마음을 휘감는다. 혼이 담긴 맛깔스런 노래로 단번에 중장년층의 아이돌로 거듭난 송가인이다. 이제는 미래의 꿈인 ‘여자 나훈아’가 되기 위해 그녀가 풀어야 할 숙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이다.

첫째, 본인의 히트곡 제조이다. 현재 송가인은 자신의 곡 중에서 국민 히트곡이 아직 없다. 그녀가 열창한 노래의 대부분은 과거 시간 속에 잊혀졌던 타인의 트로트 곡들이다. 이러한 흘러간 곡들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 넣어 극적으로 환생시킨 인물이 송가인이다. 이런 점에서 그녀가 넘어야 할 산은 다름 아닌 국민 애창 히트작 발굴이다. 유명 가수가 자신의 히트작이 없는 것은 샘물 없는 사막과 같이 치명적이다. 그녀는 자신의 현재 위상에 걸맞은 곡을 시일이 걸려도 신중히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 그 곡의 노랫말은 세월이 흘러도 전 세대의 감성을 주무르듯 달래주는 곡이라야 불후의 명곡이 된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원탑 트로트 가수로 우뚝 설 날이 멀지 않은 송가인이다. 아직도 그녀 노래를 안 들은 사람이 있겠지만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만큼 그녀 노래는 대중의 감성을 빨아들이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송가인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자신의 히트곡 제조이다.

둘째, 무명 시절의 초심 유지이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못하면 큰 코 다친다. 돈이 없어 비녀를 만들어 팔아야 했던 경제적 궁핍 시절의 송가인을 기억한다. 화장실에서 환복해야 했던 힘든 무명 시절을 늘 생각해야 한다. 자만은 금물이다. 어느 날 누군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갑자기 스타덤에 오른 자신의 모습을 보면 우쭐대기 쉽다. 잘난 척 하늘의 별이라도 딴 듯이 으스대면 만사를 그르치기 십상이다. 항상 자신의 언행을 경계해야 한다. 송가인은 과거 무명 야인시대를 거쳐 지금 유명 가인시대를 활짝 연 주인공이다. 오디션 우승을 통해 트로트계의 공고한 카르텔 구조를 과감히 깨트리고 신데렐라로 등장한 송가인 아니던가. 노파심에 다시 말하지만 무명 시절의 초심과 뜨거운 열정을 항상 잃지 말기를 기대한다. 훌륭한 인성을 바탕으로 노래하는 가인(歌人)의 모습을 통해 아름다운 절세가인(絶世佳人)의 꾸밈없는 진심을 일반 대중은 보고 싶어 한다. 바로 이것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진정한 명품 팬심이 아닐까 싶다.

셋째, 글로벌 힐링 신한류 개척이다. 전근대 시대 한국은 외국을 통한 외래 대중 문화의 주요 수입국이었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시대 우리나라는 한류를 통한 한국 문화 수출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K-드라마, K-영화, 그리고 K-팝 등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한류의 확산은 보편적 현상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는 K-트로트가 효자이다.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영혼을 담은 노래가 세계인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그렇다면 K-트로트를 통한 신한류 해외 개척에 송가인이 안성맞춤이다. 송가인의 노래 실력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팝가수 아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맛, 멋, 끼, 그리고 격을 모두 겸비한 송가인이다. 그녀는 급변하는 대중가요 시장의 추종자(Market Follower)가 아니라 선도적 리더(Market Leader)가 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가장 한국적인 자신의 노래를 통해 세계인의 삶에 지치고 아픈 영혼에 회복과 치유의 오아시스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왜냐면 한과 흥을 넘나드는 송가인이 부르는 노래에는 어떠한 종교보다 더 깊고 고결한 치유의 판타지가 형형색색 그림물감처럼 흩뿌려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