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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경방’ 광주공장 멈춘다
국내 1호 상장 기업…31일 중단 베트남으로 이전
용인공장도 생산 중단…지역 경제·섬유 산업 위축
2019년 08월 23일(금) 04:50
국내 1호 상장 기업이자 100년 역사를 가진 ㈜경방 광주공장이 오는 31일로 문을 닫는다. 경영 악화에 따른 조치다. 광주공장에서 생산했던 면사는 베트남에서 생산하게 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방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오는 31일부로 광주시 광산구 하남산단 내 광주공장의 면사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당초 내년 3월 31일 광주공장의 생산 중단을 예고했으나 이보다 7개월 앞당겼다.

경방은 “앞으로 면사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면서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 등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 효율성 증대로 인해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중단 분야의 매출액은 453억 원으로, 지난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 3608억 원의 12.56%에 해당한다. 광주공장이 멈추면 근로자 15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노사는 지난달 말 교섭을 통해 위로금 지급, 개별 협의에 따른 전직, 협력업체 재취업 협조, 공장 재가동시 퇴직자 우선 재고용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방은 반기 보고서에서 “광주공장은 일부 투자 설비를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 증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방은 매년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13년부터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해 생산해왔다. 또 지난해 4월부터 광주공장의 설비 일부도 베트남 이전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섬유 수요가 줄면서 베트남 사업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경방은 “국내 경기 부진에 따라 소비가 감소하고 수출은 선진국 경기 회복 지연으로 주문이 감소했다”며 “재고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영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방의 상반기 매출은 171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739억원)작년보다 1.5% 하락했고, 영업이익16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5% 줄었다. 특히 지난해 76억원 영업 손실을 낸 섬유사업부는 올 상반기에만 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방은 광주공장 뿐만 아니라 용인공장도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용인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 경방의 국내 공장은 염색 노하우를 활용해 사염을 생산하는 경기도 안산의 반월공장만 남게 됐다.

경방은 1919년 ‘우리 옷감은 우리 손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경성방직으로 출발했다. 국내 섬유산업을 이끌며 1956년 3월3일 ‘회원번호 001’로 상장했으며, 1988년 2월 광주 하남산단에 광주공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가중되는 인력난과 저개발 국가의 값싼 제품이 쏟아지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 이후 2013년 일부 설비를 베트남으로 이전, 해외생산을 시작했고, 이번에 광주공장 설비 모두를 베트남으로 옮기게 됐다.

지역 경제계는 “경방과 전방, 일신방직 등 광주 방직공직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등 섬유산업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지역 제조기업들의 해외 이전, 일본 수출규제라는 악영향까지 겹쳐 지역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