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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 산학간의 아름다운 동행 200회를 맞으며
2019년 08월 22일(목) 04:50
지난 1969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이다. 현장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들이 대학에서 첫 설강한 경영학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해 열심히 주경야독하는 모습을 보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CEO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캠퍼스로 달려와 신경영 기법을 터득하느라 여념이 없음도 눈여겨보곤 하였다. 이처럼 기업인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 학계에서는 이론과 현장의 실제를 함께 공부함으로써 현장감 있는 인재가 양성될 수 있었고, 산업계에서는 경영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학마다 갖는 이기주의 때문에 진정한 산학협동을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 필자는 지역 대학과 지역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학협동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2002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에 ‘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라는 명칭으로 사단법인 등록을 마쳤다. 이듬해 1월부터 교수들과 기업인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는 산학협동 포럼을 시작한 이후, 이번 달에 딱 200회를 맞게 되니 감회가 참으로 새롭다.

그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았으며, 매월 세 번 째 수요일 아침이면 교수들과 기업 임직원들은 어김없이 나와서 국내외 명사들의 강의를 사이 좋게 앉아 듣곤 하였다. 어느 겨울엔가는 간밤에 내린 폭설로 다음 날 아침 학습이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회원들이 나와 포럼을 이어 갈 수 있었다. 바쁜 아침이지만, 새로운 경영 정보는 물론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 잡는 산학협동 포럼은 시간가는 줄 모르는 소중한 미팅이었다. 아쉬운 나머지 산학간의 만남은 강의실을 떠나 산에서도 이루어졌다. 며칠 전 한국산학협동연구원(KIURI)의 애칭인 키우리 산행 200회를 대한민국 명산 중의 명산인 지리산에서 가졌다.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구룡폭포에서 키우리가 용이 되는 날을 꿈꾸면서 말이다.

그동안 국내의 산은 물론, 일 년에 한 번씩 해외 산행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의 후지산, 중국의 황산,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산 등 헤아릴 수 없다. 언젠가 4000 미터 정상을 앞두고 밑에서 투숙했는데, 어찌나 추웠던지 내 잠옷까지 빌려 입은 사장님은 지금도 만날 때 마다 옛 추억을 이야기 하곤 한다. 함께 걷다 길이 좁아지면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었다. 끊이지 않는 대화에서 산학간의 아름다운 동행은 이렇게 이어져 왔다. 산학간의 쉬지 않는 이야기는 불우 이웃을 돕는 키우리 봉사회에서, 건강 증진을 위한 키우리 골프회에서, 그리고 회원들이 선택한 도서를 매달 읽는 키우리 독서회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산학간의 아름다운 동행은 매달 ‘산학협동 인포’ 라는 제호를 달고 우리들이 소중한 기록을 배달해 왔다. 회원들은 늘상 머리맡에 두고 읽고 싶어 온라인상의 웹진도 거부하고 인쇄된 책자를 받고자 했다.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발행해 온 이 잡지는 마침내 이번 8월로 지령 200호를 맞이하였다.

회원들이 즐겨 읽도록 모두가 함께 만드는 이 잡지는 달마다 보고 싶어 기다려진단다. 첫 호부터 참여하고 있는 산학 만평, 창업 이야기, 세무 상식, 키우리 산악회를 비롯한 4개 동아리의 활동상이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더더욱 보고 싶어 하고 있다. 또한 교수들이 기업 주치의(business doctor) 로 기꺼이 참여하는 1사 1교수 프로그램의 현장 경영 사례들이 생생하게 소개돼 타산지석의 교훈도 얻을 수 있어 좋다.

한편, 달빛동맹의 모델이 된 대구 산학연구원과의 16년째 교류는 해를 거듭할수록 정이 두터워져 가고 있다. 봄에는 산에서, 가을에는 산업 현장에서 번갈아가며 만나다 보니 거리가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영호남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이 커지다 보니 균형 발전 차원에서 공감대 형성이 커져 가고 있다.

필자가 그동안 산학간의 동행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이렇다. 누가 뭐래도 우리 지역 발전의 성장 동력은 산학협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산학협동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은 바로 우리가 부지런히 완수해 나가야 할 미션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