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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그라운드 빛내는 조연
패전조 이준영·전문 대주자 유재신
팀 승리 위해 최선…소금같은 선수
2019년 08월 21일(수) 04:50
이준영
유재신






승리의 주역으로 환호를 받는 선수들 사이에서 조용히 기회를 기다리는 조연들이 있다.

이미 기울어진 승부에서 묵묵히 마운드를 지키는 패전조 이준영과 한번의 질주를 위해 온 몸을 던지는 대주자 유재신. 화려한 주연은 아니지만 KIA 타이거즈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선수들이다.

팬들의 관심이 사그라진 순간 이준영은 마운드에 오른다. 흐름이 기울어진 경기에 등장하는 만큼 1구 1구에 환호가 쏟아지지 않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진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패배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이준영은 “최대한 이닝을 많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점수를 많이 안 줘야 하는데 점수를 주다 보니까 그런 게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준영은 “언제 올라갈지 모르니까 항상 집중하고 긴장하고 있다”며 “제가 안 나가야 팀이 좋은 건데 나가면 최대한 많은 이닝 던지고 점수 안 주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14년 차 유재신도 자신의 쇼타임을 위해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6일 SK전 끝내기 승리에 유재신이 있었다. 0-0으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대주자로 들어가 유민상의 안타 때 재치있게 3루로 향했고, 안치홍의 3루 땅볼 때 홈을 파고들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슬라이딩으로 포수 이재원과 충돌한 유재신은 어렵게 승리를 확정하는 득점을 만들었다.

‘득점’이 그의 역할이기 때문에 몸을 사릴 여유가 없다.

유재신은 “팀은 이겨야 하고 한번 나가서 실수하면 안 된다. 백업들은 실수하고 못하면 안 된다. 대주자로 나갔을 때 어떻게든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다 한번 주어지는 기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또 다른 기회가 없다는 걸 잘 아는 만큼 유재신은 주어진 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그런 만큼 크고 작은 부상도 많다.

지난 시즌 대주자로 나가 홈에 들어오다 갈비뼈에 금이 간 적이 있고, 공을 잡으려 슬라이딩을 하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유재신은 “무조건 득점을 하러 나가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몸을 날리게 된다”며 “수비 도중 부상을 당했을 때는 모처럼 선발로 나갔는데 당시 투수가 (양)현종이었다. 실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라서 수비에 신경을 썼다. 맞는 순간 안타였는데 그걸 잡아보겠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스포트라이트 밖에 있는 이준영과 유재신의 꿈이 만년 패전조와 대주자는 아니다.

이준영은 “일단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스피드도 올려야 하고 제구도 더 다듬어야 한다”며 “내가 더 잘하면 다른 자리도 갈 수 있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유재신도 “솔직히 욕심이 없으면 야구 선수가 아니다. 욕심이 나니까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때도 있다”면서도 “항상 준비하고 내 역할을 잘하면서 욕심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