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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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는 사회
2019년 07월 05일(금) 04:50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원룸에서 성인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20대에서부터 40대까지의 서로 모르는 남녀들인 이들이 SNS로 만나서 동반 자살을 모의하고 실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뉴스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유명 중견 배우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다. 모든 걸 가진 것 같은 스타들도 우울과 고통, 자살이라는 연쇄 고리를 피하지 못하고 이런 선택을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10대들은 학교 성적 비관, 부모와 학우들과의 갈등 탓에 매일 한 명씩 자살해 청소년 자살률이 OECD 국가에서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령 층에 나타나고 있는 고독사와 노인 자살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날마다 접하는 뉴스는 자살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처럼 거의 모든 연령과 계층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정신적 고통과 자살 충동에 매몰돼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자살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결해야 하는가? 자살하는 원인을 분석해 보면 대체로 성인들은 실직을 당하거나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으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이 높다. 청소년의 경우는 입시 경쟁의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또한 왕따와 폭력적 댓글 문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책임감이 있고 강직한 사람일수록 실직, 명예, 이혼, 빚, 절망감, 수치심 등으로 자살을 하게 된다. 그래서 존경받는 지도자나 정치인까지도 극단적 선택을 한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의 낙오는 좌절감으로 누적된다. 그러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리면 깊은 우울증과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이 같은 치열하고 냉혈적인 경쟁은 더러 서로를 죽이고 파괴하는 죽임의 문화로 귀결된다. 우울증 환자들이 유독 증가하고, 자살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리는 사회 구조는 결국 돈의 소유만을 추구하는 물질 만능 주의에서 비롯됐다. 돈이 행복의 지름길인 줄 착각하고 돈에만 매달려 집착하는 것은 자칫 모든 것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다 채울 수도 없다. 혹여 다 채운다 하여도 사람은 절대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왜 사람들은 욕심을 낼까? 불안 때문이다. 삶에 대한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성경은 이런 원인이 창조주 하나님을 불순종하여 떠난 인간의 타락, 즉 죄에서 연유한다고 말한다. 타락한 죄의 뿌리는 치열한 경쟁을 유발해 서로를 극도로 미워하게 하는데 그것의 칼끝이 결국 자기 자신을 겨누게 된다.

예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가르쳤다. 인간을 소유가 아닌 존재로 보셨다. 존재로써 인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셨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는 것 같이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천하보다 귀하게 창조하셨다. 천하보다 크고 귀하게 창조하셨기에 눈으로 보이는 천하를 다 얻는다 해도 사랑이 없는 천하는 온전히 삶을 만족시킬 수 없다. 사랑으로 창조된 인간은 물질로 채워질 수 없다는 의미다. 사랑이 없는 물질은 이웃도, 친구도, 부모도, 자식도, 심지어 자신도 버리게 만든다. 돈은 얼음처럼 차가운 것이어서 뜨거운 사랑을 식히고도 남는다.

자살 충동이 있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주변인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인을 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상태를 감지하지 못하고 정작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자살 직전 보내는 신호를 정확히 감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상대의 고통을 공유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상대의 아픔과 슬픔, 외로움을 바로 느끼고 공감하게 해, 그 만큼의 필요를 공급하게 한다.

신이 죄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인간의 신호를 감지하듯, 병들어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어머니의 사랑으로 치료하듯, 사랑하면 그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사랑하면 사랑받는 대상이 존귀해진다. 천하보다 귀하게 다가오고, 자신의 생명 못지않게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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