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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
故 이희호 여사 유언 공개 … 동교동 사저, 대통령 기념관으로
“호남인들에 무한한 은혜… 평화·민주주의 위해 힘 모아주길”
2019년 06월 12일(수) 04:50
1922년 태어난 이희호 여사는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다 1962년 고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해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사진은 87년 11월 평민당 김대중 후보 서귀포 유세장에서 부인 이 여사가 단상에서 지원연설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유언은 남편인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생 소망이기도 했던 ‘남북 통일’이었다. 이희호 여사는 유언을 통해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지난해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이 같은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가 11일 발표문을 통해 공개했다.

이 여사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생전 이 여사는 광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한번이면 됐지 또 전쟁을 해서야 되겠는가. 그렇다면 대화하고 협력하는 햇볕정책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이 여사는 “남편이나 저는 호남인들에게 무한한 은혜를 입었다. 호남인들은 위기 때마다 남편을 일으켜 세워주고 격려해주었다”며 “위기에 처한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힘을 모아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었다.

이 여사는 또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이 여사는 유언의 집행에 대한 책임을 김성재 상임이사에게 부여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상임이사는 발표문에서 “이 여사님의 장례는 유족, 관련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 여사님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하시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하시다가 소천하셨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이사는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문을 낭독한 후 “이 여사님이 지난 3월 20일 입원해 83일간 병원에 계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환을 조금 회복해 사저로 돌아갈 것을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노환이 아닌 다른 질병 때문에 돌아가신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