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과일 전성시대…농가 효자작목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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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과일 전성시대…농가 효자작목 ‘쑥쑥’
온난화 영향…‘나주 한라봉’ ‘고흥 커피’ 등 농작물재배 지도 변화
한라봉·비파·석류 등 전남 891곳 재배…비파 생산 면적 89㏊ 최다
2019년 05월 20일(월) 00:00
“원래 재배하던 파프리카는 강원도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습니다. 기존 파프리카 재배비용의 40%까지 절약할 수 있는 애플망고로 작목을 전환하기로 하고 올해 수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박민호(32) 대표가 운영하는 영광 망고야농장에는 전남지역의 애플망고 재배 농업인 30여 명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농협 전남지역본부가 지난 2월 출범한 ‘전남 애플망고 아카데미클럽’은 이날 박 대표의 농장을 방문해 견학과 회원 간 토론을 진행했다. 사과와 비슷한 모양의 애플망고는 망고보다 당도가 높아 젊은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박 대표는 오는 2021년까지 1만여 평(3만3000㎡)에 달하는 파프리카 하우스를 애플망고 재배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는 7월 1000평 규모 면적에서 첫 애플망고를 수확할 예정이다. 그는 “애플망고는 ㎏당 2만~3만원대 가격으로 팔리는 고소득 작물로 꼽힌다”며 “파프리카를 재배·수확할 때는 2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번 작물 전환을 통해 인건비의 절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애플망고는 이제 뜨고 있는 작물로 영광에서도 2개 농가만 재배에 뛰어들었다”며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품종 개발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전남 애플망고 아카데미클럽’ 영광 망고야농장 견학


‘나주 한라봉’, ‘고흥 커피’, ‘영광 망고’ 등도 이제 소비자에게 어색하지 않은 말이 됐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전남 일부 지역은 이미 ‘아열대’ 기후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도(農道) 전남의 농작물 재배 지도도 변화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아열대 작물 재배지도를 새로 그렸다. 나주·영암·무안 등 중부 서해안지대에는 한라봉·레드향 등 만감류를, 고흥·보성 등 남부 해안지대에는 바나나·애플망고·파인애플·커피 등 7개 작목을, 여수·순천 등 동남지역에는 백향과·올리브 등 3개 작목을, 담양·장성 등 북부 산간지대에는 파파야·아스파라거스 등 4개 작목을 각각 지정, 단지화·규모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농협 전남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라봉, 비파, 석류, 망고, 파파야 등 주요 아열대 과수 재배농가는 전체 891 농가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흥 재배농가 수가 287농가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완도(180곳), 나주(99곳), 장흥(44곳), 여수(39곳) 등이 뒤를 이었다. 재배 면적으로 따지면 완도 농가 124곳이 71㏊ 규모 면적에서 비파를 생산하면서 아열대 과수 면적(97.2㏊)을 가장 많이 차지했다.

한라봉은 전남에서 180 농가가 65.6㏊ 규모로 재배하며 신소득 작목으로 떠올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은 나주(69 농가·27.7㏊)이다. 나주 한라봉은 7∼8과 1박스(3㎏) 기준 2만∼2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해남(11㏊), 고흥(8.5㏊), 진도(5㏊) 등으로 재배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봉을 제외하고 대표 만감류로 꼽히는 레드향 역시 장흥, 고흥, 장성 등 80 농가(24.6㏊)에서 재배하고 있고 천혜향(30 농가·5.7㏊), 황금향(7 농가·1.4㏊) 도 재배지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아열대 채소 부문에서는 주로 쌈채소로 쓰이는 콜라비가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전남 콜라비 재배 면적(32.9㏊)은 전체 아열대 채소 재배면적(68.2㏊)의 48.3%를 차지한다. 특히 신안(27 농가·20㏊), 해남(41 농가·12㏊) 지역 재배가 대부분이었다.

김석기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은 “아열대작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소득작목으로 꼽히고 있다”며 “향후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품목별 아카데미클럽을 육성하고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농가별 조직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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