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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만에 다시 마이크 잡은 ‘5·18 마지막 방송’ 박영순씨
2019년 05월 18일(토) 16:10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80년 5월 당시 시민군의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방송을 했던 박영순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우리는 광주를 사수할 것 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릴 잊지 말아주십시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진압작전 직전까지 방송을 했던 박영순(여·60)씨가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80년 5월 광주의 모습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을 위해 39년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박씨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1층 상황실 옆 방송실에서 계엄군이 시민군을 유혈 진압하기 위해 들이닥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군의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당시 박씨는 “시민 여러분, 계엄군이 오고 있습니다. 도청으로 나와 주십시오. 총을 소지하고 계신 분은 계엄군이 발포하기 전 총을 쏴서는 안 됩니다”고 방송했다.

21살 여대생이었던 박씨는 5월 항쟁 기간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학생 한명이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5월 21일부터 시민군을 도와 가두방송에 나섰다.

마지막까지 도청 방송실을 지켰던 박씨는 계엄군에 의해 붙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하고, 결국 내란 부화 수행이라는 생소한 죄목으로 징역 1년을 확정받아 복역하다가 6개월만에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후 광주를 떠난 박씨는 ‘5·18을 폭동’이라고 한 전두환 신군부의 왜곡 때문에 박수현이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숨기며 살아가다 지난 2015년 6월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정부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설명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는 박씨의 손을 꼭 잡아주며 그의 슬픔과 고통을 위로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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