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선 광산문화원장] 의병 기념관 건립, ‘의향 광주’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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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선 광산문화원장] 의병 기념관 건립, ‘의향 광주’가 보인다
2019년 04월 25일(목) 00:00
광주 어등산에 광주시가 ‘의병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소식(광주일보 4월 18일 자 5면)이 반갑기만 하다. 늦었지만 참으로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드디어 ‘우리나라 의로움의 뿌리’를 찾게 할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등산은 우리나라 ‘의향(義鄕)의 1번지’ 즉 ‘의병의 발원지’이다. 어등산은 대단히 의로운 곳이었다. 한말 호남 의병의 본거지이자 최후 최대 격전지가 된 곳도 다 이곳 어등산이다.

한말 호남 8대 의병장 중 김태원, 김율, 조경환, 김원범, 오상열 의병장 등 5명과 100여 명의 의병이 어등산 전투에서 순국한다. 한말 의병은 독립군으로 이어지고 독립군은 광복군을 낳고 광복군은 우리나라 국군으로 그 맥이 이어졌다.

임진왜란 때도 호남 의병의 첫 창의는 이곳 어등산에서 시작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임진년 영웅인 제봉 고경명, 창의사 김천일, 일휴당 최경회, 삼도도순변사(三道都巡邊使) 신립, 충민공 양산숙, 죽천 박광전, 동애 안중묵, 녹도만호 정운, 호우의곡장(湖右義穀將) 김덕우, 삼천 최경운, 죽계 최경장, 고죽 최경창, 김광운, 청계 김두남, 김지남, 습정 임환, 준봉 고종후, 학봉 고인후, 죽촌 고성후, 유온, 해광 송제민, 현감 임권, 유경지 등이 모두 어등산과 관계 맺은 인물들이다.

이들은 어등산과 관계를 맺으면서 의(義)를 키웠고 실제 임진왜란을 맞아 죽음을 걸고 한양 수복 길에, 영남 진주성 전투에 나선다.

어등산이 또 대단한 것은 이런 대단한 의로움이 임진년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유재란 때 양응정 가(家) 아홉 분이 순절한 의로움의 고장이 되었고,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의 의병으로 이어진다. 임진년,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면 1555년 을묘왜변에 이르기까지 어등산에서 시작한 우리나라 의병정신은 3·1 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3·15 의거,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 시민 혁명으로 이어진다.

요즘 이 어등산이 ‘의병 기념관’ 건립 소식과 함께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3·1 운동 100주년 기념 일환으로 제작된 KBS2 TV ‘영상앨범 산’이라는 프로그램에 의병 산인 어등산과 무등산이 전국에 방영되기도 했다. 또 4월 12일에는 전남도립국악단이 죽봉 김태원 의병장 등 어등산 의병 활동 이야기를 엮어 만든 판소리 창극 ‘개벽’이 공연됐다. 이를 보면서 ‘드디어 의로운 어등산의 의미가 알려지기 시작했구나’하는 생각에 울컥, 가슴이 벅차 올랐다.

나는 그동안 이용섭 시장이 찾겠다고 한 의향의 광주는 어등산에 세워질 ‘의병 기념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굳건히 믿어 왔다. 의로움의 장소에 독립 의병 기념 테마 파크가 조성 된다면 ‘의향 광주’를 한눈에 보여 주는 관광지로, 또 시민의 공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어등산 ‘의병 기념관’ 건립은 광주 의로움 찾기이자 대한민국의 가장 위대한 의로움을 찾는 출발이 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가장 돋보이는 대한민국의 의로운 정신의 근거지로 삼아 ‘청소년들의 교육의 장’으로 그리고 ‘문화 역사 관광지’로 발돋움해야 한다.

광산구청은 매년 10월 25일을 ‘어등산 의병의 날’로 정해 광복회 광주·전남지부와 함께 추모제와 기념식을 거행해 왔다. 또 이번 5월 25일에 광산구 박호동 박산마을에서 ‘조선 의병 축제’가 열리고, 오는 6월 14일 아시아 문화전당에서 ‘의병의 선각자 양응정 선생 탄생 5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나는 이런 행사를 더 키워 광주 의로움을, 대한민국 의로움으로 확장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의향, 예향, 미향 광주를 한눈에 보여줄’ 실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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