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소유에서 공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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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소유에서 공유로
2019년 04월 16일(화) 00:00
공유 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으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유휴 자산을 활용하면 새로운 수익이 창출될 수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제품 및 서비스 보다 싸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이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기업이 크게 성공하고 있습니다. 공유 경제 비지니스는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는 아마존, 이베이 등과 같은 전자 상거래 기업들과 동일하지만, 다른 점은 유휴 자원, 즉 유휴 상태에 있는 자동차나 주택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공유 경제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어 공유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도심 내 주차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주차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등장하였습니다.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유휴 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공간을 운전자의 목적지와 매칭해 주는 것입니다. 그 밖에 결혼식장, 영화관, 야구장, 사원·절·교회, 주차장 등을 빈 시간에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기획하고 수요자를 연계해주는 비즈니스 모델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공간들을 공유해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새로운 실험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공유 경제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여러 분야로 확산되어 이제는 공간의 공유를 넘어 생활 전반에서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공유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공유 경제의 확산이 규제의 벽에 부딪혀 고전 중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한쪽 편의 손만을 들어주는 규제 개선은 기존 체제와의 갈등과 충돌, 타협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우선은 기존 체제와 갈등이 심하지 않은 부분, 오래된 법 규제 때문에 새로운 신산업의 진입이 어려운 곳부터 먼저 규제를 개선하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또한 기존 사업방식의 사업자도 공유 경제와 같은 변화하는 움직임에 발맞추어 자기 혁신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공유 경제가 확대되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아이템을 공급자와 소비자가 거래·공유할 수 있는 가상 공간, 즉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개인 간 거래를 손쉽게 하는 매칭이 자동화된 플랫폼이나 개인 간 거래의 투명성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도 플랫폼 내에 도입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어떻게 개인 간 거래를 손쉽게 할 수 있을까요? 전통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물리적인 플랫폼인 공항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공항이라는 플랫폼 공간에서는 다양한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 연결됩니다. 수많은 항공사, 면세점, 여행사, 렌터카 업체 등이 공항에 모여 있고, 공항 이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 제품을 제공합니다. 플랫폼이 직접 항공사나 면세점을 운영할 필요는 없고 새로운 항공사가 공항에 새로 들어온다고 해서 따로 활주로를 만들 필요도 없지요. 플랫폼의 장점은 공통되는 요소를 공유하는 데에 있습니다. 공통 요소를 공유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의 거래 비용을 낮추고 참여자의 급속한 확대를 가능하게 합니다. 참여자의 확대로 플랫폼의 이용자들 즉 소비자와 공급자에게 플랫폼의 효용 가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고전적인 물리적 플랫폼은 현대에 들어 첨단 ICT 기술과 결합되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하였습니다. 플랫폼 안에서 수많은 참여자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연결되고 유지되면서 스스로 생태계를 이루게되고 하나의 플랫폼은 다른 플랫폼과 마치 웹이 연결되듯이 또 다른 플랫폼들과 기하급수적으로 연결이 확대되면서 자기 발전과 진화를 지속하면서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경제 인프라의 역할을 합니다. 또한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뿐만 아니라 공유 경제를 위한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가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결합하여 매칭·연계·협업하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확장된 시스템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플랫폼이 스스로 자기 진화를 해 나간다 할지라도, 공유 경제가 대중화를 넘어서서 실물 경제의 실질적인 한 축이 되기 위해서는 ‘소유에서 공유로’ 일반 시민의 인식의 전환, 즉 공유를 하면 소유할 때보다 더 이익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꼭 새로운 생산을 통하지 않고도 기존의 유휴 자산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제적 이익이 창출될 수 있다는 사회적인 자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런 사회적인 자각이 확산된다면 공유 경제의 경제적 효과는 기존의 자원 재활용, 환경보호를 넘어서서 새로운 소비자·공급자의 거대한 시장과 다양한 새로운 수익사업의 가시화로 확대되어 갈 수 있습니다. 필요할 때 같이 사용하는 것도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 나만의 소유에서 공유로, 머나 먼 미래의 얘기는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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