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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오 호남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광주 인공지능 산업 단지조성 성공하려면
2019년 04월 11일(목) 00:00
광주시가 미래 혁신 성장 산업으로 육성 중인 ‘인공 지능(AI) 기반 과학 기술 창업 단지 조성 사업’이 올해 초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아 사업 추진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의 SOC 사업을 신청한 것과 비교해 광주시의 인공 지능 산업 단지 조성은 장기적으로 지역 산업을 육성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첨단 IT 산업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광주시의 인공 지능 산업 단지 조성은 크게 인프라, 연구 개발, 창업 지원 세 가지로 구성된다. 총 4000억 원의 예산 중 인프라 예산은 27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1000억 원은 첨단지구에 데이터 센터, 창업동, 실증동(에너지·자동차·헬스)의 5개의 건물을 짓는데 사용된다. 또 데이터 센터 인프라 구축에 1000억 원, 실증 및 창업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700억 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연구 개발 분야는 600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여 광주시의 주력 산업인 에너지, 자동차, 헬스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20개 가량의 인공 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데 쓰일 계획이다. 연구 개발 과제는 전국 단위로 수행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700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여 500개 가량의 인공 지능 기업의 창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원안에는 5000명의 인력 양성 사업을 포함한 약 1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기획되었으나 현재 안에는 인력 양성이 제외되고 예산 규모도 4000억 원 규모로 축소되었다.

광주시의 인공 지능 산업 단지 조성 사업에 인력 양성 부분이 제외된 것은 광주시의 사업과는 별도로 정부의 2019 데이터·AI 경제 활성화 계획에서 인공 지능 대학원을 설립하고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의 연 2000명 가량의 인력 양성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는 올해 카이스트, 고대, 성대에 인공 지능 대학원 사업을 지원하였고 향후 추가로 몇 개의 대학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인공 지능 산업 단지 조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이 필수적임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충분한 연구 개발 예산과 창업 지원 예산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들을 충분히 잘 활용할 인력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지역에는 광주과기원,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등 대학의 수도 많지 않고 인공 지능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컴퓨터 공학 관련 학생 수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프라를 활용하고 연구 개발을 수행하며 창업을 할 우수한 인재들을 얼마나 충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인공 지능 연구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석박사급 고급 인공 지능 인력과 다수의 학사급의 융복합 인재가 필요하다. 광주과기원 등에 인공 지능 대학원을 설립하고 연 50명 가량의 고급 인공 지능 인력을 꾸준하게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모든 이공계 분야를 통틀어 한 학년이 200명 정도에 불과한 광주과기원의 상황을 고려할 때 모든 컴퓨터 관련 학생들에게 인공 지능을 교육해야 배출 가능한 인력 규모다. 또한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에서는 컴퓨터 관련 학부생들에게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인공 지능 관련 과목을 교육함으로써 연 500명 규모의 인공 지능 융복합 인재를 키우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장학 사업과 교육 지원 사업도 긴요하다.

광주시와 광주과기원의 노력 덕분에 광주시 인공 지능 산업 단지 조성 사업에 4000억 원의 예산이 배정되었다. 4000억 원이 적지 않은 예산이지만 세계 각국에서 인공 지능 분야에 투자하는 규모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일 수 있다. 국내의 상황에서도 광주시가 인공 지능 분야 선도 지역이 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4000억 원의 예산이 마중물이 되어서 광주시와 광주과기원 그리고 지역의 대학들과 연구소, 기업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 노력하는 것을 통해 광주·전남 지역의 인공 지능 산업이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지며 한국 사회와 세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