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재개발지역 ‘쓰레기 지옥’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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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재개발지역 ‘쓰레기 지옥’ 언제까지…
우산동·월산동 등 불법투기 심각…슬럼화로 범죄구역 변질
고통 받는 주민들 대책 요구에 지자체 “조합이 알아서 할일”
2018년 10월 23일(화) 00:00
재개발을 앞두고 주민들이 떠난 광주시 북구 우산동재개발구역 일대에 각종 쓰레기와 철거 잔해 등이 방치돼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광주지역 재개발 구역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가 이어지면서 인근 지역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에서 재개발만 시작되면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별다른 감시장치가 없다보니 쓰레기 불법 투기에 따른 슬럼화가 진행되며 범죄 구역으로 변질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재개발 구역 내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을 위해선 조례 등을 개정해서라도 강도 높은 처벌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광주시와 자치구에선 “재개발 조합에서 알아서 할일” 이라며 사실상 두손을 놓고 있다.

22일 둘러본 광주시 북구 우산동재개발구역 일대에는 부러진 의자를 비롯한 문이 떨어져 나간 싱크대, 병풍, 냉장고, 신발 등 생활쓰레기가 곳곳에 쌓여져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서는 악취와 폐수 등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나무문에서 빠진 못은 도로 위를 굴러다니고 있었다.

북구 우산동주택재개발구역은 오는 2022년까지 15만3741㎡ 부지에 2564세대(지하 3층~지상 31층 24개동)가 들어설 예정으로, 지난 8월말까지 주민 이주 마무리 기간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상금이나 이사 문제 등으로 70여세대가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주민들은 이사가 가장 활발했던 두달여 전부터 우산동 일대 전봇대마다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 이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재개발 지역 인근 주민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북구청은 주민 민원에 따라 지난달 청소에 나서기도 했지만, 또 다시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다.

참다못한 주민들이 북구청에 ‘쓰레기를 다시 치워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청은 미온적 입장이다. 구청이 쓰레기를 치워야할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현 제도에선 땅 소유주인 재개발조합이 쓰레기를 처리하는 게 원칙이지만, 조합 또한 “처리에 한계가 있다”며 특별한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조례 개정 등을 통해서라도 쓰레기 방치나 무단 투기시 강도 높은 처벌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구청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 책임은 조합에 있으며,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을 경우 과태료 처분 등을 내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계도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889세대가 입주하는 광주시 남구 월산동 재개발 구역(4만4235㎡)은 쓰레기 등이 쌓이는 과정에서 슬럼화되면서 빈집털이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20년 넘게 월산동에서 살고 있는 최종호(61)씨는 “월산동 재개발 구역은 물론 그 주변에도 쓰레기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철을 노리는 도둑도 극성을 부리면서 인근 동네 분위기가 매우 어두워졌다”고 주장했다.

재개발 구역 인근에 사는 남모(75)씨도 “재개발 구역 인근 주민 대부분이 형편이 어려운 70세 이상 노약자들로, 방치된 쓰레기 때문에 건강문제도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월산1동 주택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조합에서도 최근 대대적으로 재개발 구역 인근에 있던 쓰레기 등을 치우는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남구청은 월산동 재개발 구역은 조합 소유 사유지로 구청이 쓰레기를 치울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남구청은 특히 불법투기를 했더라도 사진이나 동영상의 증거가 없을 경우가 많아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남구 환경미화업무 담당은 “현 구청 인력으로 재개발 구역 내 불법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재개발 구역의 불법투기를 막기 위해선 단순 쓰레기 투기 5만원, 1㎏미만 쓰레기 투기 10만원 등 과태료를 지금보다 더 훨씬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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