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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춘 전남환경운동연합 대표] 흑산공항 건설 꼭 필요한가
2018년 08월 28일(화) 00:00
흑산공항 건설 사업은 4대강 사업으로 국토를 파괴한 이명박 정부가 자연공원법 시행령까지 바꿔가며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이어 등장한 박근혜 정부는 철새와의 충돌 위험이 높아 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으며 사업 계획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철새연구센터 등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밀어 붙인 사업이다.

무엇보다 국토부가 세 번이나 보완해 제출한 자료의 경제 분석 값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 사업 타당성은 전혀 믿을 수 없다.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국토부는 비용 편익비를 2015년 건설 환경 영향 평가서에서 4.3으로 했다가 2017년 7월 보완 자료에서 2.6, 2018년 2월 재보완 자료에서 중간값 2.12로 바꾸었다. 또 여객선 결항률을 20%로 하였다가 11.4%로 수정하였는데, 평가서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사업성 문제보다 중요한 교통 안정성 문제는 더 심각하다. 선택 기종인 ATR42 50인승 프로펠러 경비행기는 최근 10년간 9건의 인명사고를 낸 매우 위험한 기종이다. 또한 337종의 철새 이동 경로와 겹치는 소형 항공기 운항은 대형 비행기의 철새 충돌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위험성을 갖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대체 서식지 조성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공항 시설법 시행규칙 제 47조 6항에 의하면 공항 반경 8㎞ 이내에는 어떤 조류 유인시설도 설치 할 수 없기 때문에 흑산도에 대체 서식지 조성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다.

흑산공항 사업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세 차례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유찰된 바 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국가계약법과 계약 예규 등의 관계 법령을 개정해 금호컨소시엄(금호산업, 롯데건설, 포스코건설)이 수의 계약자로 선정될 수 있게 하였고, 금호컨소시엄은 조달청과 기술형 입찰 수의 계약에 따라 실시 설계 인센티브를 통한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었다. 결국 박근혜 정부 말 최저 입찰이 아닌 가격 협상력을 높여 주는 형태로 특혜를 받게 된 셈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 정권의 비호 아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행된 불법과 특혜 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한 이때, 흑산공항 문제 역시 현시점에서는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가 아닌 ‘감사’가 필요하며, 당장에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중단하고 사업을 백지화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건설교통부와 일부 정치인들은 섬 주민의 이동권 보장 운운하며 공항 건설을 강행하기보다 연간 15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연안 여객선을 버스와 철도, 지하철과 같이 대중교통으로 분류하여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 투자액 중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안 여객 운송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서 시설과 시스템을 현대화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선거공약인 여객선 공영제가 국정과제에서 제외 되었는데, 이를 되살려서 모든 국민들이 부담 없고 안전하게 여객선을 이용하게 해야 한다.

흑산도가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이곳이 갖고 있는 천혜의 경관과 잘 보존된 생태계를 지키고 가꾸는 것이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고, 지금도 그 판단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오는 9월 20일 흑산공항 건설 재심의로 이 모든 우려와 불신을 정리하여 국립공원을 국립공원답게 보존하고 공항 건설 논란에서 드러난 지역 주민의 이동권 보장과 소득 보전 정책을 올바로 수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낙연 총리는 전남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사업이라고 하여 강행하지 말고 이번 재심의에서는 엄격한 중립을 지켜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