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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순천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4학년] 또 다른 나와의 만남, 워킹 홀리데이
2018년 08월 21일(화) 00:00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는 한국과 교류를 맺은 약 20개 국에서 18~30세 청년들이 1년간 관광, 어학, 취업 등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제도이다. 대학에서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나는 ‘워홀 비자’로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일을 하게 됐고 약 6개월이 지났다.

같은 제도를 실시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하면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일본이 워킹 홀리데이 제도를 통해 현지의 문화를 즐기고 체험하기에는 참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바이토(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줄여 부르는 말) 시급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도쿄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 돈으로 약 1만 원이다. 그리고 일본은 교통 민영화 등으로 교통비가 비싼 까닭인지 대부분의 바이토에게 교통비까지 지원해준다. 식비 등도 업체에서 제공해 주는 곳이 많다. 특히 가장 매력적인 건 ‘시프트’라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고용주가 정한 요일과 시간에 맞춰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바이토에서 시행하는 ‘시프트 제도’는 자신이 일하고 싶은 날, 쉬고 싶은 날 등을 직접 정해 담당자에게 알려주면 그 일정에 맞춰 스케줄이 결정되고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일을 하면 된다. 개인 사정에 따라 일정 조율이 편하고 만약 재정적인 문제가 생기면 고용주에게 자유롭게 요청을 해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 일을 하면 된다. 게다가 현재 일본의 많은 가게들은 바이토로 일하고 싶어 하는 현지의 청년들이 적은 편이라 일본어가 조금 서툰 편인 외국인 바이토 희망자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필자는 한국 명동과 비교되는 일본의 번화가 신주쿠의 레스토랑에서 주 4~5일 근무하고 있다. 바이토 동료들 중에는 베트남, 중국, 네팔 등 여러 나라에서 일본으로 온 친구들이 있다. 각 국의 바이토 친구들 덕분에 일본인뿐만 아니라 평소 잘 알지 못하고 조금 낯설었던 여러 나라의 사람과 교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바이토가 끝나고 쉬는 날에는 자유를 즐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기 위해 여러 행사나 미술관을 찾는다. 일본은 한국보다 미술관이나 전시회 문화가 많이 발달됐다.

지금은 일본에서 가장 비싼 땅 가운데 한 곳인 롯폰기의 국립신미술관에서 루브르의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고토구의 불꽃놀이 대회에 다녀왔다. 불꽃을 보기 위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본의 여름 전통 복장인 유카타를 차려입고 모인 사람들과 아라카와강을 화려하게 수놓은 4000발이 넘는 불꽃들, 이런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일본의 길거리 음식 등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등을 신나게 즐기고 왔다.

굳이 특별한 날이나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신주쿠, 긴자, 시부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색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내가 일본에서 사는 집이 있는 나카노다. 레트로한 옛날 만화, 애니메이션부터 아이돌, 영화, 드라마, 완구 기타 등 하루 종일 있어도 질리지 않는 신기한 옛 물건들을 파는 거대한 중고상점 나카노 브로드웨이부터 마치 1900년대 중반 유럽에 살 곳 있는 듯한 느낌의 빈티지 구제 옷을 판매하는 상점들, 세련된 카페와 드라마 ‘심야 식당’을 찍을 수 있는 오래된 선술집 등이 유명한 코엔지역 상점가가지 매력적인 장소가 굉장히 많다.

외국에서 일도 하며 현지 생활을 가장 가깝게 느껴볼 수 있는 청년기에만 주어진 1년간의 특별한 기회 워킹 홀리데이. 오늘도 나는 워킹 홀리데이가 또 다른 인생 경험과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한시간 한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방학을 의미 없이 보내기 보다는 워킹 홀리데이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