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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in 광주
2018년 07월 18일(수) 00:00
박진현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
뉴욕이나 런던 등 외국의 문화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종종 부러울 때가 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다양한 볼거리 못지 않게 도심 한복판에 국·공립미술관이 있어서다. 대부분의 미술관이 시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시 외곽에 위치한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13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하 서울관)은 ‘특별한’ 곳이다. 주변 문화시설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서울 심장부에 유치했기 때문이다.

발단은 지난 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 송파구로 이전하면서 빈 건물로 남겨진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리모델링이었다. 해체 대신 복원을 선택한 서울시는 장고 끝에 미술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한해 1천여 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도시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에 위치해 있다 보니 내외국인들을 불러 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서울관이 들어선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소격동 부근이다. 인근에 경복궁, 창덕궁이 인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북촌 한옥마을, 남서쪽으로는 광화문 광장, 남동쪽으로는 인사동 거리와 연결된다. 여기에 금호미술관, 아트선재센터, 학고재 갤러리 등 내로라하는 미술인프라들이 즐비하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관이 들어선 이후 이 일대는 이들 공간과 시너지를 내며 서울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서울관에 이어 오는 12월 충북 청주에도 국립현대미술관(청주관)이 문을 연다. 지방에 현대미술관 분관이 들어선 건 청주가 처음이다. 국내 첫 수장형 전시관을 내건 청주관은 연면적 1만9천855㎡의 지상 5층 건물로, 1만1천여 점의 작품을 전시·보관할 수 있다.

청주시가 현대미술관을 유치한 데에는 단체장과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콜라보’(협업)가 있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 부지를 국토부의 핵심사업인 도시재생과 엮어 명분을 살리고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의 윈윈을 내세워 현대미술관의 ‘청주행’을 공론화했다.

최근 광주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분관(광주관)을 동구 중앙초등학교에 건립하는 계획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008년, 2014년 등 수차례 유치 움직임이 있었지만 매번 용두사미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2021년 개관을 목표로 총 사업비 1180억원(국비 300억원), 1만5299㎡(지하 3층, 지상 3층)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문제는 문광부 승인과 국비 확보다. 그동안 정부는 타 시·도와의 형평성을 우려해 광주관을 허가하는데 난색을 표했었다.

하지만 광주는 다른 도시들과 ‘상황’이 다르다. 아니 유리하다고 해야 옳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유네스코 미디어창의도시 등의 메가 이벤트를 활성화시키려면 현대미술관과의 시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앙초교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문화전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현대미술관 분관 유치에 지역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예술계와 시민들의 지지가 필요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