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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올림픽을 하는 이유
2018년 01월 26일(금) 00:00
1896년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탱은 근대 올림픽을 만들면서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라는 정신으로 시작을 했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올림픽을 통해서 화합과 평화를 이루어 내자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올림픽 초창기만 하더라도 쿠베르탱의 생각처럼 화합과 평화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히틀러는 독일 인종인 아리아인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정치의 장으로 활용을 했고, 이란정부는 이스라엘 선수와 경쟁하는 종목은 경기 포기를 지시하고 선수들을 철수시키도 했다.

또한 1940년 삿포로 동계 올림픽을 2년 앞둔 1938년 일본은 중국과 중일전쟁을 일으켜 올림픽 정신의 위반 사유로 동계 올림픽 개최권을 박탈당했고, 1944년 이탈리아 동계 올림픽도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취소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베르탱이 말한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은 아직까지는 유효한 말인 것 같다. 그 예로 1971년 갈등 관계에 있던 미국과 중국이 탁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미국 선수단이 중국을 방문해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됐다. 닉슨 대통령과 모택동 주석이 만나 양국 간 수교까지 이르게 한 ‘핑퐁 외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1988년 서울 올림픽도 스포츠 외교의 한 획을 그은 역사적 대회이다. 당시 소련과 미국의 동서 냉전 체제가 지속되던 분위기를 서구권과 동구권이 모두 참여한 88 서울 올림픽을 통해 스포츠 교류가 활성화되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진영의 동서 갈등이 타파되고 전 세계적으로 냉전을 넘어선 평화와 화합의 장을 열게 된 계기가 됐다.

또 하나 우리는 세계의 역사 속에 기록될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 불과 두세 달 전만 해도 북한의 도발로 인해 전쟁 위기의 공포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며칠 전 북한의 현송월 단장이 방문을 하고, 어제는 15명의 북한 하키팀이 남북 단일팀으로 합류해 연습을 하게 된다. 또한 며칠 후 우리 선수들이 대회 연습을 위해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으로 연수를 떠난다. 현 상황에서 북한이 평화의 메시지를 보낼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개최 기간 동안이라도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자제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당연한 노력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경원 의원이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에 우려한다’는 서한을 전달한 해프닝(?)은 최순실 국정 농단에 이은 또 하나의 국가 망신이 아닌가 싶다.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국가간 메달을 얼마나 따는가 하는 순위 경쟁이 아닌 올림픽 개최를 통해 세계 평화를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함에 있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남북한 여자 하키팀 추진으로 인해 몇 년간 함께 연습해온 여자 하키팀원들이 출전엔트리에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들이 남북한 평화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앞으로 더 좋은 환경과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특별한 조치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올림픽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화합과 평화이지만, 또 하나 그 안에 선행되어져야 할 덕목이 있다. 스포츠를 통해서 인간의 완성을 이루는 것이 그 목적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와 국기가 없는 10명의 난민 올림픽팀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신들의 용기와 힘이 올림픽 경기를 통해 나타날 것이며, 평화와 단결에 대한 요청이 될 것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난민 올림픽팀 출전자중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올림픽 정신은 메달을 획득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 하키 단일팀은 큰 의의가 있다. 국내 여자 하키팀원들의 눈물로 말미암아 남북간 평화의 싹이 자라는 발아점이 된다면 그 역시 올림픽 정신에 부합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국내의 현재 상황만으로도 많은 현안 문제가 있다. 남북 문제만이 아니라 남남 갈등 역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람이 있다면 평창 동계 올림픽을 기점으로 대외적으로 남북 평화가 진전되고 더 나아가 세계 평화 정착에 한 획을 긋는 대회가 되길 기원한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적폐가 청산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물론 각자가 처한 입장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 신뢰를 회복하는 행복한 공동체 사회가 펼쳐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