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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규 원불교 사무국장] 수험생이여! 진인사대천명하라
2017년 11월 03일(금) 00:00
1964년 중학교 입학시험은 지금의 대입처럼 매우 어려웠다. 그 당시 문제중에 ‘엿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보기 중 정답은 ‘디아스타제’였다. 하지만 보기에 무즙도 포함돼 있었는데 무즙으로 답한 학생은 오답 처리가 됐다. 이에 격분한 학부모들은 무즙으로 만든 엿을 만들어 교육기관 정문에 엿을 붙이면서 ‘엿 먹어라’를 외치며 항의했고, 결국 무즙도 정답으로 인정돼 학생들은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엿을 정문에 붙이는 진풍경이 전해져왔다 한다.

이제 수능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운 시기이다. 원불교 각 교당에서는 수험생을 위한 합격 기도식이 한 달 전부터 매일 진행되고 있다. 그 어떤 기도식보다 부모님들은 간절히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사람이 그 하는 일에 정성이 있고 없는 것은 자기에게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를 아는가 여부에 있다. 이 관계를 아는 사람은 공부하기에 비록 천만 고통이 있을지라도 이를 능히 극복하게 되고, 이 관계를 알지 못하면 공부하는 데에 인내력이 없을 것이다. 지금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마음은 어떤 것일까? 바로 시험이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알고 ‘지금, 여기서’ 실행하며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진정한 수행자는 수행하는 방법을 찾지 않는다. 지금 이 자리에서 수행을 행하는 자가 바로 진정한 수행자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모든 해결점이 있는 것이다. 이솝 우화에 보면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하는 대목이 나온다. 재빠른 토끼가 거북이의 능력을 얕잡아 보고 방심을 하다가 결국 꾸준히 노력한 거북이에게 지고 만 것이다. ‘이것쯤이야’하는 안일과 오만은 실패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주어진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가 시험을 넘어서 사회 현장에서 자신의 가치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일을 그르치게 되는 때는, 결과를 미리 예견하고 자포자기하거나 너무나 쉽게 생각해 그 일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거나 하는 경우다.

우리의 삶의 시험에서는 성공하거나 혹은 실패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성공을, 누군가는 실패를 당하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여 ‘그 일에 매달렸는가?’의 물음이다. 요즘 유행하는 TV 경연 대회를 보면 참가자들이 노래를 마치고 멤버들과 하는 말이 있다. “정말 최선을 다했어. 떨어져도 여한이 없다”고. 하지만 노래를 마치고 이 말을 한 팀은 대부분 합격을 했다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Do your best!’라는 말이다. 이는 우리나라 말로 고치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일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순간순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말이다. 할 수 있는 것은 여한없이 다 실행한 후에 나머지는 진리에 맡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태도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가?

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또한 오늘은 수많은 어제가 쌓아놓은 결과이다. 하지만 어제가 오늘의 결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일 우리 앞에 나타나는 일들은 거의 어김없이 어제 있었던 것과 같이 전개된다. 그래서 후회가 있다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어제를 발판삼아 오늘 지금 이 순간보다 현명하게 대처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꿈꾸는 내일을 만들어가야 한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오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마친 야구 한국 시리즈에서 투수가 볼을 하나하나 집중하며 최선을 다해 던지는 것을 보았다. 그야말로 ‘전력 투구’다. 그 공 하나가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전력 투구를 하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이 시대 모든 수험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전력 투구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진리는 성공이라는 열매를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