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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 남도향토문학연구원장] ‘미운 우리 새끼’와 현실
2017년 10월 11일(수) 00:00
요즘 어느-TV 방송의 오락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가 인기다. 특히 50대 이후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필자의 아내도 케이블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 ‘미운 우리 새끼’만 나오면 이미 본 내용인데도 재 시청을 하며 재미있어 하는 걸 자주 본다.

내용을 보면 왕년의 인기가수 김건모, 이상민, 방송인 박수홍, 토니안의 어머니들이 나와 싱글인 아들들의 일상을 지켜보며 패널들과 함께 한마디씩 하는 가족테마 방송이다. 어떻게 보면 별것도 아닌 이 프로그램이 중년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재미를 유발하는 다른 오락적인 요소들도 있겠지만 이면에는 우리 사회에 결혼 적령기를 넘긴 싱글 자녀가 그만큼 많으며, 이를 지켜보는 엄마들의 마음은 모두 같다는 얘기일 것이다.

예를 들면 가수 김건모의 기발하면서 한심(?)한 일상을 보며 무심코 내뱉는 건모 엄마의 “가지가지 한다.”라는 한마디에서 세상의 엄마들은 동병상련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독신 인구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1980년 38만 명(4.8%)이던 1인 가구는 2010년에 414만 명(23.9%)을 넘어 2016년에는 540만 명(27.9%)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원인을 학자들은 대체로 개인주의 심화, 남녀평등 의식 확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정보 통신을 이용한 소통 수단의 발달 등을 꼽는다. 그러나 더 큰 요인은 80년대 이후 급격하게 높아진 고학력 사회의 어두운 명암이라고 할 수 있다.

OECD 국가들 중에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제일 높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이 68%로 최고이며 다음이 캐나다 58%, 영국 48%, 일본 37%, 독일 28% 순이다. 이러한 고학력이 우리 사회의 경쟁력이 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대졸 인력을 수용하지 못하는 경제상황 속에서 이제는 7포 세대(연애, 취업, 결혼, 출산, 주택구입, 꿈, 희망을 포기한 세대)를 양산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이 우리보다 낮은 영국이나 일본, 독일 등과 비교해 봐도 고학력인 우리나라가 결코 잘 살거나 행복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이룬 고학력이 오히려 취업과 결혼을 저해하고 1인 가구를 양산하는 모순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취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고학력 자존심만 아니라면 전국에 산재한 농공단지와 지방 산단의 중소기업 일자리는 의외로 많다. 우리 청년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이에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지하고 있고, 장가 못간 노총각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우리 여성들이 외면하기 때문에 그 자리를 외국인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 사회에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출산율을 떨어뜨려 고령 사회를 부채질하고 더 많은 주택을 필요케 하거나 의료비 증가 등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또한 개인에게는 단절과 고립을 자초하여 무연 사회의 두려움을 줄 수도 있다. 그나마 젊어서의 고독은 여가 생활로 풀 수도 있지만 나이 들어서의 고독은 어두움 그 자체이다.

TV 속의 ‘미운 우리 새끼’를 보면서 그래도 그들은 소득과 노후가 보장된 행복한 1인 가구들이기에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비해 소득과 노후가 불투명한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진짜 ‘미운 우리 새끼’들은 그냥 웃고 넘길 수 없으니 그것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