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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묵 선덕사 주지] 입시기도문
2017년 08월 25일(금) 00:00
2018학년도 대입 수능평가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입시철이 되면 종교를 불문하고 자녀를 위해 지극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지치고 힘들어하는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들 또한 수험생 뒷바라지에 힘겨워하면서도 자녀를 위해 뭐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에 간절히 손을 모으는 것이다. 그런데 입시기도는 과연 효험이 있을까?

“아난이여, 저기 강가에 모여 있는 제사장들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붓다시여, 저들은 어제 세상을 떠난 신도가 천국에 태어나라고 제사를 지내고 주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아난이여, 배에 바위를 싣고 강을 건너다가 그만 강물에 빠뜨렸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바위야, 떠올라라! 바위야, 떠올라라!’ 하고 외친다면 바위가 물 위로 떠오르겠습니까?”

“붓다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백 명, 천 명 혹은 수많은 제사장들이 외치고 강에 제물을 바치더라도 바위는 떠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난이여, 실로 그렇습니다. 선한 삶을 산 사람들은 그 선한 업의 힘으로 천국에 태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악한 삶을 산 사람은 천국에 태어나라고 주문을 외워도 가라앉은 바위처럼 더 낮은 세상으로 떨어질 뿐, 천국에 태어날 수 없습니다.”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은 부모의 기도보다 학생의 노력에 달린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의 노력이 제일 효험이 큰 기도이다. 콩나물을 기르려면 콩에다 물을 주어야 한다. 물을 너무 자주 주거나 너무 띄엄띄엄 주면 콩나물 상태가 나빠지지만, 콩이 아닌 돌멩이에 물을 붓는다면 콩나물을 결코 얻을 수 없다.

한편 기도는 이치에 맞지 않게 하면 효험이 없다. 위대한 권능을 가진 어떤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존재에게 선물을 달라고 매달리는 기도, 얼마만큼 돈이나 물품을 바쳤으니 보답을 달라는 거래의 기도, 안 해도 상관없는데 하면 좋다니까 하는 기도, 자신이 간절한 정성을 기울이지 않고 종교인이 기도를 대신해준다고 생각하는 기도, 이런 기도는 모두 나 또는 우리의 이익을 바라는 기도이다.

이렇게 바라는 기도는 ‘공동체 생명’이라는 우리 존재의 이치에 맞지 않아서 효험이 없을 뿐 아니라 종종 미신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참된 기도는 누구에게 무엇을 바라는 마음 없이, 공동체 생명을 이루는 관계에 맞게 간절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인데, 이 기도는 기도하는 즉시 효과가 이루어진다.

부모를 위한 가족 발원문은 이렇다.

①아이가 힘든 것을 이해하고 공감하겠습니다. ②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겠습니다. ③아이가 지금 함께 있는 것에 감사하겠습니다. ④언제나 아이의 곁에, 아이의 뒤에 든든하게 서 있겠습니다. ⑤가족간에 언제든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이 아이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⑥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아이가 부담을 갖지 않게 하겠습니다. ⑦아이에게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칭찬하고 격려하겠습니다. ⑧아이가 평화롭고 행복하도록 내가 먼저 평화가 되겠습니다. ⑨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부모의 말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⑩지금의 우리 아이 그대로, 더 믿고 더 사랑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서원하오니 거룩한 부처님이시여, 자비로 가피하소서. 기도 서원하는 ○○○ 다짐.

학생을 위한 기도 서원문은 이렇다. ①나를 존재하게 하는 모든 은혜에 감사합니다. ②나는 지금 여기 내가 가야 할 길에서 물러나지 않겠습니다. ③짜증과 화가 일어날 때는 알아차림이 함께 하는 평화로운 숨쉬기 명상으로 다스리겠습니다. ④피곤할 때는 우선 잘 쉬겠습니다. ⑤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공부와 휴식이 방해받지 않겠습니다. ⑥공부 중에 다른 생각이 날 때는 즉시 메모해두고 공부로 돌아오겠습니다. ⑦건강하게 먹고, 틈나는 대로 운동하겠습니다. ⑧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10초간 눈을 감고 조용히 숨쉬기를 하겠습니다. ⑨친구들 또한 힘들고 불안한 시간임을 이해하고 다투지 않겠습니다. ⑩나는 지금까지 잘 했고, 오늘도 잘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서원하오니 거룩한 부처님이시여, 자비로 가피하소서. 기도 서원하는 ○○○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