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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요 통일의 길 3부 탈북민 정착 돕는 손길] (4) 행복학교 36.5
“한글 배우고 한국 체험하며 꿈이 생겼어요”
2017년 07월 17일(월) 00:00
북한이탈주민 아이들이 지난달 28일 오후 광주시 남구 월산동에 있는 ‘행복학교 36.5’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행복학교 36.5’의 모범생인 왕연희(18)양은 한국에서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다.

왕양은 “한국에 와 행복학교에 다니면서 꿈이 생겼다”며 “한국어를 공부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도 존경스럽고, 학교에서 하는 체험활동도 즐겁다”고 말했다.

행복학교 36.5(이하 행복학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 북한이탈주민지원센터가 2016년 3월 광주시 남구 월산동에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를 위해 설립한 비인가 대안학교다.

행복학교에는 한국어 선생님 3명과 수학, 과학을 가르치는 봉사자 1명이 있다. 현재 12∼18세 학생 6명이 공부하고 있으며 학습 멘토링이나 통학을 돕는 여러 봉사자가 함께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정규 학교로 편입학이나 검정고시를 위한 학습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등교는 오전 11시까지며 등교 후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수업을 받고 있다.

교육과정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상·중·하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돼 학습 만족도와 성취도도 높다.

한승현(18)군은 “요즘 한국어에 흥미가 붙어 행복학교가 끝나고도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면서 “학교에 다니기 전과 가장 바뀐 점은 한국말을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 프로그램에 만족해 했다.

한군은 또 “한국어공부 외에도 학교에서 3개월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 여행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면서 “서울, 제주도 등 여러 곳을 다니면서 한국 자체를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들은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낯선 한국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학교 측은 한국문화에 낯선 아이들을 위해 계절마다 떠나는 여행, 직업체험, 문화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주일에 2차례씩 영화·미술·음악 관련 프로그램 등도 진행중이다.

행복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은 중국에서 자라다가 부모가 강제로 북송돼 홀로 남거나 신변의 위협으로 부모만 한국으로 탈북하면서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까지 혼자 지내는 등 고통스런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한국어가 낯설고, 단절된 시간만큼 마음의 상처도 깊어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행복학교 문은희 교장은 16일 “중국 등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의 유입이 늘고 있다. 이들의 모국어가 대부분 중국어다보니 언어·문화 차이 때문에 바깥활동을 두려워하며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할 시기에 길게는 6∼7년 정도 부모와 떨어져 있다 보니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들도 많은데, 이들이 한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한국어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교장은 또 “일부 아이들의 경우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육을 마치고 중등교육도 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학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중국까지 가서 복잡한 진행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이들이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이 같은 불합리한 제도들에 대한 개선 등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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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재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