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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순 카트만두대 객원교수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 지원단] 남아시아서 주목받는 한국학, 한국어
2017년 07월 05일(수) 00:00
지난 6월에 카트만두 대학교에서 ‘남아시아의 한국학 동향’(Emerging Trends in Korean Studies in South Asia)이라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인도 네루 대학교의 한국학 센터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로써 총 다섯 분야에 18명이 발표하는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연사들은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며 한국의 과학기술, 경제, 언어, 문화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다.

인도 Nalanda대학의 모한(Pankaj Mohan) 교수는 ‘불교와 신라의 공공복지’라는 제목으로 기조 발표를 하였다. 이 분은 동아시아의 언어와 역사 분야의 권위자이며 한국 고대사를 전공했고 한국에서 상당기간 교수생활을 하였다. 한국역사에 대한 지식 창조와 해외에 보급한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에는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되었다.

과학과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and One Road) 정책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한국의 과학과 기술 발전’, ‘남한의 중공업과 화학공업을 통한 산업화’, 그리고 ‘남한의 경제발전’을 다루었고 필자는 ‘한국의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정책’을 발표하였다.

문화 부문에서는 영화와 방송 드라마를 통한 한국 문화를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60년대 한국영화에 나타난 가족관계’에서는 김승호 씨가 주연한 여러 영화들, 특히 데뷔작이었던 ‘자유만세’를 위시하여 ‘로맨스 파파’, ‘박서방’ 등의 줄거리를 통하여 가족 관계를 소개하였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반세기 전의 포스터들을 보면서, 또 ‘국제시장’을 통하여 보인 한국 사회상에서는 분단의 가시지 않는 아픔을 반추하면서, 외국인이 다른 외국인들에게 설명하는 우리 영화이야기는 형용하기 어려운 감격으로 다가왔다.

문학 분야에서는 인도 델리대학의 라메쉬(Divik Ramesh)교수가 ‘타고르; 한국인을 위한 절망 속의 희망의 노래’를 발표하였다. 학술대회 초록집에는 그의 발표논문 전문이 실려 있어서 타고르의 한국을 위한 두 편의 시, ‘패자의 노래’와 ‘동방의 등불’을 여러 번 읽고 새삼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타고르의 영향을 받은 한국 작가들로 한용운, 이광수, 방정환, 윤석중 등을 소개하고 특히 동시 작가인 석동 윤석중의 ‘세계 지도’ 전문을 소개하였다.

언어와 문화 부문에서 ‘한국인들의 미 지각’ 발표자는 한국여성들이 선호하는 미의 관점, 성형 열풍과 의료관광에 대한 연구내용을 보고하면서 이는 태국, 인도,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어린 여중생도 성형을 하는 거의 대중화된 성형 문화는 예쁜 얼굴이 취업과 결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며 이는 한국의 경제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하다고 했다. 한 청중은 한국에서는 유교의 영향으로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보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성형이 성행한다는 문헌을 읽었다는 의견을 추가했다.

카트만두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코이카의 심은지 봉사단원은 ‘한국어와 네팔어의 비슷한 점과 차이 비교’라는 발표를 하였다. 네팔어에는 우리말과 달리 남,여 성과 대상에 따른 어미 변화가 있고 네팔인들은 우리말의 토씨를 어려워한다. 그러나 어순이 같고 많은 음이 비슷하여 거의 모든 네팔어는 우리말로 표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어떤 한인 선교사가 네팔어를 소리 나는 대로 우리말로 정리한 284 쪽으로 된 사전은 나의 네팔어 학습에 큰 도움을 준다.

본 학회에서 연사들이 영어나 네팔어를 쓰지만 몇 외국인은 한글로 만든 자료들을 유창한 우리말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남아시아에서 한국학과 한국어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에게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이런 국제학술대회는 한국인으로서 한층 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했으며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