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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선 첨단우리병원 원장] 명의(命醫)로서 척추 의사의 고뇌
2017년 05월 15일(월) 00:00
3대째 의사를 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환자를 보는 거 외에는 사실 재주가 별로 없다. 나이가 들면서 조그만 방안에서 반복적으로 환자를 보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는 동료 의사들도 보게 되지만, 이 조그만 공간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쏟아 부으며 환자를 보다보면, 집에 갈 때는 쓰러질 지경이 된다. 종종 목이 아파서 말도 못할 때도 있지만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좋아진 환자, 나를 기다려 주는 환자를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다.

필자는 매일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에 평균 50명 정도의 환자를 보고, 한 두건의 수술을 진행한다, 외래 환자 50명중에서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보통 3-4명이고 그 중에서 한두 명이 수술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90%이상은 비수술적인 치료를 권유한다. 비수술적인 치료를 권유하는 것은 비수술적인 치료 방법으로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수술이 위험해서 수술을 안 권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경우가 아니다. 수술이 그 분에게 최선의 방법이라 판단되면, 수술을 권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을 권유하는 분들 중에 한두 분은 꼭 이런 말씀을 하신다. 척추 수술을 하면 허리 못쓰게 된다고 들었다. 척추 의사들 힘 빠지게 하는 소리다. 수술도 적기가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그만큼 회복이 안 될 수가 있다. 적기를 놓치는 환자들을 보면 안따까울 뿐이다. 필자는 80% 이상의 치료 확률이 없는 수술을 권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척추 수술은 논문으로 치료 결과가 나와 있다. 척추 외과 의사의 말을 믿어주길 바랄뿐이다.

사실 일반 환자들은 모르는 척추 의사의 고뇌가 하나 더 있다. 척추 수술도 잘 끝나고, 환자도 치료가 잘 끝났는데 수술비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 황당한 소리 같지만 우리나라는 척추 수술이 후불제이다. 일단 내 돈으로 수술 준비도 하고 약도 쓰고 치료를 해야 한다. 그 이후에 환자와 나라에서 돈을 줄지 말지를 정한다. 환자 분들은 모두 돈을 내고 퇴원하지만, 3명 수술하면 1명은 나라에서 공무원들이 돈을 안 줄려고 한다. 안 줄려는 돈 받아 내려고, 우리 나라 공무원들에게 소견서를 쓰는 것 또한 척추 의사들의 일과 중의 하나이다.

척추 의사들은 진단을 할 때도, 치료를 할 때도, 치료 이후에도 이래저래 고뇌가 심하다. 통계는 없지만 오래 살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 70세까지 사는 게 목표이다. 허리 아파 본적 있는가? 엄청난 통증이다. 난 그분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척추 의사로서 이래저래 고뇌가 크다.

다행히 고마워하는 분이 많아서 보람을 느끼며, 나의 운명을 사랑하고 있다.(Amor Fati). 그래서 오늘도 즐겁게 고뇌하며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