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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속의 달팽이와 수세미
이 은 미
경제부 기자
2013년 02월 08일(금) 00:00
얼마 전 광주에 문을 연 대형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 출신 사업가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치킨전문점과 카페를 결합한 ‘멀티 콘셉트 카페’로 서울을 비롯해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필자는 가족과 함께 샐러드를 먹던 중 야채 사이로 달팽이가 기어가고 있는 모습에 놀라 비명을 질렀고, 놀란 직원들이 곧바로 달려와 상황을 파악했다. 직원들은 “음식을 다시 내오겠다” “친환경 야채를 사용하는데, 우리가 제대로 씻지 못했다”며 사과를 했다. 매니저는 “오늘 실수를 만회할 수 있게 다시 한 번 서비스 할 기회를 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젊은 직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에 불쾌했던 마음도 누그러졌다. 이들의 사과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업소 입구에서 우리를 한참 기다렸다는 본사 파견 직원은 “언제라도 불편한 점이 있으면 직접 연락해달라”는 내용의 손편지를 우리에게 전달했다.

실수를 인정하고, 소비자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이들의 행동은 이 업체가 왜 전국적인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단면이었다.

달팽이로 빚어 진 작은 실수가 오히려 이 업체에 대한 믿음으로 바꿔지는 순간이었다.

며칠 후 필자는 비슷한 상황을 또 겪었다. 광주의 한 유명 사우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미역국에서 수세미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처는 완전히 달랐다. 종업원과 주방 아주머니 등 그 누구 하나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수세미를 바닥에 버렸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역 영세업체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광주에 대형마트 4곳이 신규 출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며칠전 겪었던 ‘달팽이’ 일화가 떠올라 마음이 편치않았다.

대기업과 지역 영세업체가 동등한 경쟁을 펼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밀려드는 대기업의 자본력에 맞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들도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따뜻한 미소’와 ‘친절’은 실수와 부족함을 채우는 데 충분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지역 소상공인들도 변해야 살아 남는다. 그 변화의 첫걸음과 기본은 친절한 미소와 서비스임을 명심해야 한다.

/em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