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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위한 농업인 등록제인가
2011년 08월 02일(화) 00:00
“농업인 등록제는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일부 일선 농협에서 조합원들에게 자유롭게 판매하던 농약과 시설자재 등을 지난 7월 1일부터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에 농업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으면 판매를 거절하고 있어 조합원들이 농협 측에 던지는 물음이다.

법 제정이나 법령의 개정으로 순기능이 기대되는 점도 많겠지만 소수가 겪는 역기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선 농협은 농촌을 떠받치고 있는 보루여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농업인등록제 시행… 경작규모 992㎡ 등록제한 영세농 더 힘들다’는 보도가 있은 후 기자에게 두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첫 전화는 평동농협이라고 밝히면서 “기사에 나온 B씨가 평동농협에 구입하려 왔느냐. 우리는 농약을 팔지 않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당연하다. B씨는 가까운 타 농협에서 농약을 구입하려다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평동농협 측은 조합원중 80∼90% 이상이 농업인으로 등록돼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등록된 10∼20% 가량의 조합원들이 겪는 불편함과 불이익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전화는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이라며 “등록대상은 경작규모 992㎡가 아니라 1000㎡가 맞다”며 이 제도의 순기능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선 농협의 홍보전단에는 ‘신청서류 300평 이상(농지원부 등)’ 이라고 명기돼 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는 경구가 떠오른다.

공직자에게 의미를 주는 선현의 글이 있다. 퇴계 이황은 이이에게 “벼슬에 올라 조정에 나아가면 공을 세우기 위해 쓸데없는 일 만들기를 좋아해선 안 된다”고 써주었다. 민선 시대의 장(長)들이 음미할 만 하지 않은가.

/기원태 중부취재본부 기자 wtk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