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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쌀은 남북관계 복원 시금석
2010년 11월 02일(화) 00:00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이 지금처럼 가슴깊이 와닿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결코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닌 수해로 인해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바로 그것이었다.

천안함 사건과 5·24 조치 이후 남북 당국 간 관계는 물론이고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지원 통로마저도 차단되고 남과 북 모두가 상황을 반전시킬 적절한 카드를 찾지 못하고 있던 국면에서 발생한 수해가 대북지원을 통한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북한 수해지원을 계기로 정부는 적십자사를 통한 100억 원 규모의 지원의사를 보였고, 쌀 5000톤을 실은 첫 지원물자가 지난 25일 인천항을 떠났다. 그와 비슷한 시간에 금강산에서는 감격적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다. 이명박정부 집권 이후 줄어들거나 아예 막혀버렸던 통로들이 하나씩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명박 정부는 이 절호의 기회를 위기상황 타개책 외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뜻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북한 수해지원의 필요성과 화해협력 정책의 복원을 주장한 것은 통일부가 아닌 ‘통일쌀’ 300여 톤과 밀가루 500여 톤 등을 북한 수해지역에 지원한 시민사회였다. 내외적으로 수수방관 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몰린 정부가 그것도 정부의 이름으로 지원하는 것조차 부담감을 느꼈던지, 국제적십자사가 인도적 목적으로 지원한다는 단서를 붙인 채 명분 쌓기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해지원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는 통일쌀 보내기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왜 통일쌀인가?

그것은 북한 동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쌀이기 때문이다. 쌀 50만 톤을 남과 북이 협력하면 일차적으로 북한은 식량위기를 넘길 수 있고, 남한은 쌀수급이 안정되어 농민들이 그나마 땀의 대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조성될 수 있고, 화해협력을 통해 공동번영을 꿈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와 통일부는 통일쌀 보내기가 한반도 공존번영의 지렛대가 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여러 지자체의 대북지원 노력을 근거도 불확실한 기준들을 내세워 가로막고 있고, 특히 쌀만은 고집스럽게 승인을 보류하면서 남북 모두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새간에는 이 정부에는 통일을 준비하는 철학은 없고, 통일을 반대하는 철학만 넘쳐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통일쌀보내기 운동이 인권과 평화의 도시 광주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우리 지역 남북교류 단체들을 중심으로 ‘북한 수해동포 지원을 위한 통일쌀보내기 광주시민운동본부’를 구성했고, 모금운동을 통해 통일쌀을 북한 동포들에게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통일쌀보내기 운동은 북한 수해동포를 지원하기 위한 민족화해 운동이며, 쌀 대란으로 고통받는 우리 농민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남과 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운동이다. 11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북한 수해동포 지원을 위한 통일쌀보내기 모금운동에 광주의 역량을 최대한 결집하여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하며, 광주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재봉 사단법인 우리민족 사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