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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어느 봄날에
2008년 03월 24일(월) 20:13
바야흐로 한낮엔 초여름의 더위를 느낄 정도로 봄이 어느새 깊어진 요즘이다. 우리 고장 남도 땅 이곳 저곳에서는 봄꽃 축제 향연을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반갑지 않은 봄철 황사로 너 나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외출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우리 땅의 계절시간표는 올해도 어김없이 짜여진 대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지난겨울 이곳 남도 땅에 눈다운 눈은 50cm 이상의 적설량을 보이며 오지게 쏟아졌던 한 번 뿐이다. 이후 눈은 내리지 않았다. ‘동짓날이 추워야 풍년이 든다’는 속담처럼 겨울추위는 이듬해 농사를 새롭게 준비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올해 풍년을 기대하는 농부의 마음을 불편케 하는 대목이다.
느닷없이 일찍 개화한 개나리와 동백 등도 예사롭지만은 않아 보인다. 굳이 환경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아니더라도 지구 온난화와 같은 이상 기후변화의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며칠 전 언론을 통해 보도된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의 말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다.
기상청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현재까지 매년 4월 5일로 지정되어 있는 식목일을 상당기간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나무 심기 이후 뿌리내림이 잘 돼 수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 동아시아 여름철 예상 강우 집중시기가 평년보다 이를 전망’이라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의견은 단순한 예측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곧 환경변화로 이어진다. 환경의 변화는 원인발생 이후 반드시 에스컬레이팅(커지는)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적절한 대비책이 없으면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광의(廣義)의 차원에서 보면 지구 전체에 닥친 기후환경 변화는 이에 걸맞는 유엔개발계획 등에서 전담,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맞다.
하지만 기후환경은 아주 작은 변화로도 여러 곳에 큰 영양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곳 남도 땅도 이에 맞는 대비책을 세우는 게 옳다. 특히 남도의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농업·수산업·건설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나름의 대비책이 절실한 이유다.
‘설마 …’ 하는 방심이 재앙을 불러들인다. 혹시 지구의 기후환경변화도 이런 망각 속에서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우려스럽다. 따뜻한 봄날 오전, 새삼스레 해묶은 기상이변 자료와 그 피해를 담아 둔 CD를 다시 열어 본다.
/박경식〈자연환경감시 광주전남협의회 회원·동강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