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전방·일방 부지…시공사 선정 난항 먼지만 쌓인다
시행사, 포스코이앤씨·GS건설 등과 물밑 협상…분양가 조율 나서
건설사 보증 조건 이견에 연기설까지…광주시 현안사업에도 ‘불똥’
2026년 03월 12일(목) 21:00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 ‘올 뉴 챔피언스시티’ 건설을 위한 광주시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전경. <광주일보 DB>
광주시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조성되는 주상복합단지 ‘올 뉴 챔피언스시티’의 시공사 재선정 작업이 장기 지연되면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 시행사가 매달 수십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떠안은 것은 물론 광주시가 추진 중인 대규모 광천권 교통망 확충 사업의 핵심 재원인 공공기여금 납부 등 전체 일정도 틀어지고 있다.

12일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챔피언스시티 시행사는 현재 단지 시공을 놓고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와 막바지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는 당초 4315세대 규모의 주거단지 조성을 위해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잇따른 시공권 포기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시 포스코이앤씨는 공사비 단가 이견과 더불어 잇단 산업재해에 따른 대외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이후 단독 시공을 떠맡게 된 대우건설도 지난해 9월 광주지역 아파트 시장의 침체에 따른 분양성 악화 우려와 수천억원에 달하는 책임준공 보증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시행사는 이후 초기부터 관심을 보였던 GS건설과 삼성물산 등 5개 안팎의 대형 건설사들과 접촉망을 넓히며 돌파구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최초 협상 대상자였던 포스코이앤씨가 애초 가장 낮은 단가를 제시했던 점을 고려해 다시 유력한 카드로 부상했고, 현재는 GS건설을 포함한 2개사 정도로 후보군을 압축해 각각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행사는 각 건설사가 제시하는 공사비와 보증 조건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어느 곳과 최종적으로 손을 잡을지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들어 수도권에 5년간 135만 세대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수도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점도 사업자 선정을 어렵게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행사 측은 이달 안으로 시공사와 계약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시공사 확정 여부는 이르면 4월께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평당 분양가에 대한 양측의 좁혀지지 않는 시각차와 더불어 건설사가 짊어져야 할 보증 조건 때문이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우려한 시행사 측은 어떻게든 분양가의 마지노선을 평당 2600만~2700만원 선으로 묶어두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지속적인 원가 상승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책임준공과 담보 등 각종 보증 요건이 최대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책임 준공은 시행사가 자금난에 빠지더라도 시공사가 모든 비용과 위험을 떠안고 공사를 마쳐야 하는 제도로, 4000세대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에서는 건설사에 재무적 부담을 안긴다는 점에서다.

현재 물밑 협상 중인 건설사들 역시 이율, 담보, 책임시공 범위 등 시행사가 요구하는 깐깐한 보증 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막대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시행사다. 총사업비만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이 대형 프로젝트는 현재 고금리의 브리지론으로 초기 사업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미뤄지면서 하루에 발생하는 이자만 무려 2억원, 한 달이면 60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융비용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다.

 지역 중소 건설업체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중앙공원과 함께 지역 대형 물량의 쌍두마차로 불리던 이 사업이 지연되면서 하도급 일감과 장비 가동을 준비하던 업체들이 연쇄적인 경영난에 내몰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의 현안 사업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광주시는 이번 복합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3000억원을 지렛대 삼아 도시철도 상무광천선과 간선급행버스(BRT), 에코브릿지 등 광천권역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해소할 메머드급 인프라 확충에 나설 계획이었다.

협약에 따라 전체 기여금 중 1차분인 301억원은 주거복합단지 착공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납부되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첫 삽조차 뜨지 못하게 되면서, 초기 재원 확보가 진행되지 않고있다.

상무광천선 건설비 중 시비 부담분 2770억원 등을 오롯이 이 기여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 재정 탓에 자체 예산 투입마저 여의치 않아 자칫 수천억원대 대중교통망 구축 사업 전체가 표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편 주거단지 시공 지연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전체 프로젝트의 핵심 상업시설인 더현대 광주는 본래 로드맵에 맞춰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73316800796612277
프린트 시간 : 2026년 03월 13일 00: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