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서시’,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한 편에 뽑혀
시 전문지 ‘사이펀’ 창간 10주년 설문 조사
가장 좋아하는 노래 ‘봄날은 간다’ ‘개여울’
‘AI 시 창작’은 78.5%가 걱정과 우려 표현
2026년 03월 11일(수) 15:15
‘사이펀’ 40호 목차1
‘사이펀’ 40호 목차2
백석, 기형도가 ‘작고 시인 중 기억하고 싶은 시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한편’에는 윤동주의 ‘서시’가 뽑혔다.

시 전문 계간지 ‘사이펀’은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전국 시인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2025년 10월~11월)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남자 시인 99명, 여자 시인 10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백석, 기형도가 ‘작고 시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인’에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수영, 윤동주, 서정주, 이상, 신경림, 김종삼, 정지용, 한용운, 이생진, 허수경 순이었다. 가장 최근에 작고한 신경림, 이생진, 허수경 시인도 높은 순위에 올랐다.

‘가장 좋아하는 시 한편’을 묻는 질문에는 윤동주 ‘서시’를 비롯해 강은교 ‘빗방울 하나’, 기형도 ‘안개’, 백석 ‘남신의주 유등 박시봉방’, 김춘수 ‘꽃’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AI문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이나 걱정된다’가 33%, ‘부정적이나 현대 흐름에 어쩔 수 없다’가 35%로, 68%가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AI가 시를 쓰는 것’에 대한 물음에는 ‘인간의 시적 정서를 기계가 다 채울 수 없어 한계가 있다’가 54.5%, ‘신인상, 문학상 공모 등 시단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답변이 24%로 모두 78.5% 시인들이 AI가 쓰는 시에 대한 불안과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 번이라도 AI로 시를 써봤는지’에 대한 항목에는 68.5%가 ‘없다’, 15.5%는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써본 시인들 대다수는 실험적으로 써봤거나 AI가 어떤지 확인해보고 싶은 경험에서 시도했다고 답했다.

또한 설문 결과 시인들 등단 경로로 66.5%가 ‘문예지 신인상’을, 13.5%가 ‘신춘문예 등단’을 꼽았다.

시인들이 좋아하는 노래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봄날은 간다’(백설희), ‘개여울’(정미조), ‘모란동백’(조영남), ‘킬리만자로의 표범’(조용필), ‘세월이 가면’(박인희), ‘한계령’(한계령)으로 조사됐다.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설문도 있었다. 시인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닥터 지바고’를 선택했다. 또한 ‘일포스티노’,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네마 천국’, ‘러브스토리’, ‘매디슨카운티의 사랑’, ‘해바라기’, ‘아웃오브아프리카’, ‘인생은 아름다워’ 등 대다수가 외화를 들었다. 국내 영화로는 ‘박하사탕’이 유일하게 순위에 들었다.

‘현재 활동하는 시인들 중 가장 좋아하는 시인’에 대한 질문에는 이성복, 김혜순, 송찬호, 최승자, 진은영, 강은교 시인 등이 10표 이상을 받았다. ‘등단 이전 좋아했던 시인’은 김수영, 백석, 기형도, 서정주, 윤동주, 김춘수, 한용운, 정지용 등이 높게 나타났다.

시인들에게 가장 많은 작품을 선택받은 시인은 백석 시인이었다. ‘남신의주 유등 박시봉방’,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여승’, ‘통영’, ‘바람벽’, ‘흰 바람벽이 있어’ 등 6개 작품이었다. 이어서 김혜순 시인이 ‘날개 환상통’, ‘아침 인사’ 등 5편, 서정주 시인이 ‘귀촉도’, ‘동천’ 등 5편, 김수영 시인이 ‘풀’, ‘눈’ 등 5편이었다.

기형도 시인이 ‘안개’, ‘빈집’ 등 4편이 시인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정지용 시인이 ‘유리창’, ‘향수’ 등 3편, 이성복 시인이 ‘그날’, ‘남해금산’ 등 3편, 황지우 시인이 ‘황토’,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등 3편, 신경림 시인이 ‘갈대’, ‘농무’ 등 3편이었다.

이 외에 이규리 시인 3편, 장석남 시인 3편으로 집계됐으며, 3편 이상 선택받은 시인들 중 현존 시인은 모두 5명이었다.

이번 ‘사이펀’ 40호에는 시인들이 좋아하는 시인으로 선정된 강은교, 김준태, 송재학, 송찬호, 신용목, 이규리, 이장욱, 이하석, 조용미, 진은영, 천양희, 황인찬 시인 등 12인의 신작 및 근작시를 수록했다.

한편 3기 신임편집위원으로 참여하는 황형철 시인은 “지역이 중심이 되어 전국을 아우르는 문예지로 성장한 ‘사이펀’은 시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다양한 기획과 비평은 물론 그동안 수많은 시인에게 작품 발표의 기회를 제공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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