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매(故梅)가 발하는 은은한 지조의 향
황순칠 화가 무등갤러리서 11일까지 ‘故梅花展’
2026년 03월 10일(화) 14:45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황순칠 화백
혹한의 추위를 뚫고 피어나는 매화는 선비의 지조를 상징한다. 퇴계 이황은 매화를 일컬어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로 매화의 덕을 상찬했다. 선비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서 그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장삼이사들에게도 매화가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꽃망울을 피우기까지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야 하는 과정은 삶의 굽이굽이를 건너야 하는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고담 황순칠 화가가 매화를 모티브로 전시를 진행 중이다. 동구 예술의거리 무등갤러리에서 지난 5일 개막해 11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 주제는 ‘故梅花展’.

매화 가운데서도 고매(故梅)를 집중적으로 그린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오래된 매화나무
‘임대매’
가 발현하는 아우라와 생태가 작가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특유의 매화의 향으로 그윽하다. 대담하면서도 부드러운 필선으로 구현한 고매에선 그윽한 수묵의 향과 은은한 매화의 향이 배어나온다.

황 작가는 “매화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뜻을 굽히지 않는 지조 있는 선비를 상징한다”며 “혹한의 시간을 이겨내고 먼저 봄의 도래를 알리는 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운주사 매화를 그리고 있는데 꽃을 그리는 것보다 그 안에 투영된 지조와 절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利를 버리고 義를 중시했던 선비들의 정신을 화폭에 담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미암매’
전시실에서 만나는 작품은 모두 32점. 작가가 15년에 걸쳐 그린 고매들이다. 그동안 작가는 독수정, 임대정, 미암서고, 화엄사, 백양사 등을 직접 답사하며 오래된 매화가 발하는 은은한 향과 매혹적인 미를 화폭에 담아왔다. 각각의 매화는 장소에 깃든 이름에 붙여져 독수매, 화엄매, 백양사 고불매 등으로 불린다.

한편 여수 출친 황 작가는 조선대 미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조선대 미대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운주사 천불천탑 작업과 전국의 석불작업을 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시 등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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