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중동 리스크에 광주·전남 수출기업 ‘초긴장’
37곳 긴급조사…65% ‘해상운임 상승·물류 차질’ 가장 걱정
원가·에너지 비용 증가, 수출입 납기 차질, 매출 감소 뒤이어
30% “대응 계획 없다”…광주상의 “속도감 있는 지원책 필요”
2026년 03월 08일(일) 18:30
중동 사태 영향으로 중고차 전체 수출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 중고차 수출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8일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의 중고차 수출단지에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광주지역 수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미 해상 운임과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고 세계 물류 차질·지연 등이 시작됐으며,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제조·수출 기업의 경영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광주상공회의소(광주상의)가 중동지역과 교역 중인 광주·전남 수출 기업 37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영향으로는 ‘해상 운임 상승과 물류 차질·지연’(64.9%)이 꼽혔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에너지 비용 증가(54.1%), 수출입 거래·납기 차질과 대금 결제 지연(40.5%), 매출 감소·바이어 신뢰도 저하·거래 위축(40.5%), 환율 급변동 영향(21.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량이 통과하는 에너지 수송로다. 우리나라 역시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해당 해협의 봉쇄로 인한 긴장 고조는 국내 에너지 가격과 물류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중동발 위험이 장기전이 된다면 에너지 가격 상승과 세계 물류 불안이 확대되면서 제조업과 수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을 동시에 수행하는 지역 제조 기업은 물류비와 원가 상승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대응 상황을 보면 ‘대응책 마련 중’이라는 응답이 48.6%로 가장 많았다. 다만 ‘별다른 대응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29.7%에 달해 상당수 기업이 아직 뚜렷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거래를 일시적으로 보류(24.3%)하거나 바이어와 공급선을 다변화(8.1%)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정부에 실질적이고 속도감 있는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물류난 해소와 해상 운임 보조 지원(54.1%), 경영안정 자금 지원·대출 기한 연장(35.1%), 수출입 기업 피해 보상(35.1%), 유가 안정화·원유 비축 확대(29.7%), 현지 정보·위험 경보 제공(29.7%)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채화석 광주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공격 등 긴장이 실제로 발생하면서 지역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확대되면 기업 경영과 민생 경제에도 파장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원유 수급 안정화, 물류비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상의는 앞으로 중동 정세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역 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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