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새내기 챙겨야할 눈 건강 - 이태희 보라안과병원 원장
2026년 03월 05일(목) 00:20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의 가방과 신발, 학용품은 꼼꼼히 챙기면서도 정작 아이의 ‘눈’은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가 교실에서 처음 마주하는 칠판과 책, 친구들의 얼굴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지 점검하는 일은 그 어떤 준비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얻는 정보의 약 80%를 시각을 통해 받아들인다.

눈은 단순히 본다는 기능을 넘어 아이의 학습 능력과 사회성, 자신감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이 시기에 시력 발달을 방해하는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평생 시력을 좌우할 수 있다.

성장기 아이의 시력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으로는 근시, 약시, 간헐외사시 등이 있다. 이들 질환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기 때문에 입학 전 안과검진을 통해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근시는 안구의 길이가 정상보다 길어져 먼 거리가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로 온라인 학습의 보편화와 디지털기기의 사용 증가로 인해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근시 억제치료는 근시 진행이 가장 활발한 7~11세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이나 드림렌즈, 마이사이트 렌즈를 통해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고도근시로 진행된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 황반변성, 녹내장, 망막박리 등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 질환 유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소아 안 질환인 약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시력이 덜 발달하면서 나타나는데 안경으로 교정해도 충분한 시력이 나오지 않거나 두 눈의 시력 차이가 큰 것이 특징이다. 약시는 만 4세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치료 성공률이 약 95%에 이르지만 만 8세에는 23%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이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착용, 시력교정술을 시행하더라도 교정시력이 호전되지 않을 수 있어 시력 발달이 대부분 완성되는 만 7세 이전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시 치료는 주로 안경 착용과 가림 치료를 병행하며 경우에 따라 약물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간헐외사시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사시의 종류다. 평소에는 눈 정렬이 정상처럼 보이지만 피로하거나 졸릴 때 아프거나 감정적으로 흥분했을 때 한쪽 눈이 바깥쪽을 향하는 증상을 보인다.

항상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보니 부모가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시는 외관상의 문제뿐 아니라 두 눈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과 학습 능력,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헐외사시 치료는 안경 착용과 가림치료, 사시의 빈도나 사시각이 증가하는 경우라면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아이들은 시력이 불편해도 이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쪽 눈으로만 보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에 익숙해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가 아이의 눈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성장 단계에 맞춰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은 시력 발달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이뤄지는 한 번의 검진이 아이의 학습 능력과 일상생활, 나아가 평생의 시력을 지켜줄 수 있다. 바쁜 입학 준비 속에서도 아이의 눈 건강만큼은 미루지 말고 챙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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